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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투타 휘어잡은 오타니, WBC도 만장일치 MVP 향기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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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리그는 오타니 쇼헤이의 무대로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일본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최종전인 호주전에서 7대1로 승리, 4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으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일본은 오는 16일 A조 2위 이탈리아와 8강전을 벌인다.

오타니가 선발로 예고됐다. 오타니는 8강전 등판을 마치면 일본이 준결승, 결승에 오르더라도 투수로는 더 이상 WBC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다. 오타니 소속팀 LA 에인절스 필 네빈 감독은 이날 "오타니는 8강전에 등판하고, 준결승이나 결승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오는 3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앞서 2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WBC에서 8강전 이후 투구가 곤란하다. 대회를 앞두고 네빈 감독과 오타니, 그리고 일본 코칭스태프 사이에 합의된 사항이다.

그러나 지명타자로는 최종전까지 출전한다.

'타자' 오타니는 1라운드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1홈런, 8타점, 5득점, 7볼넷, OPS 1.684를 마크하며 공격 전 부문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C, D조가 이날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A, B조만 따졌을 때 오타니는 타율 공동 1위, 홈런 공동 6위, 타점 공동 1위,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다.

특히 볼넷은 전체 1위로 B조 상대팀 투수들은 오타니를 피하기 바빴다.

이날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1회초 무사 1,2루에서 좌완 윌 셰리프의 71마일 한복판 커브를 받아쳐 자신의 얼굴이 크게 새겨진 광고판 쪽으로 떨어지는 비거리 448피트짜리 대형 3점홈런을 날리며 도쿄돔을 가득 메운 일본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자신의 대회 첫 아치였다. 2타수 1안타 2볼넷 4타점.

오타니는 경기 후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아직 충분하지 않다. 더욱 큰 소리로 우리를 응원해주길 바란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런 기세로 일본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대회 MVP에 오타니가 선정될 수밖에 없다. 역대 WBC 1~4회 대회 모두 우승팀서 MVP가 나왔다. 1,2회는 일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 3회에는 도미니카공화국 내야수 로빈슨 카노, 4회 때는 미국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이었다.

중국과의 첫 경기부터 오타니는 투타 겸업의 위력을 떨쳤다.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친 오타니는 선발투수로 4이닝 1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을 쳐 13대4 대승을 이끌었고, 체코와의 3차전에서는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날 호주를 상대로 대회 첫 홈런포를 포함해 4타점을 쓸어담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제 관심은 8강전으로 모아지게 됐다. 상대는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최강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떨친 마이크 피아자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5팀이 2승2패로 물고 물린 A조에서 팀 타율 0.283, 평균 득점 5점, 팀 평균자책점 3.75로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선발등판하는 오타니가 5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막고 일본이 준결승에 오를 경우 MVP를 굳힐 수 있다. 오타니는 2021년 '야구만화' 주인공을 현실로 끄집어내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다. WBC에서도 투타 겸업 MVP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