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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KGC 문성곤 "고민 속에서 발전.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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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안양 KGC 인삼공사가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5일 일본 오키나와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 결승전에서 서울 SK를 90대84로 눌렀다.

예선 2경기에서 평균 40점 차로 상대를 압살했던 KGC는 KBL 리그 최강다웠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오마리 스펠맨과 데릴 먼로의 탄탄한 외국인 선수진. 변준형의 게임 리드, 박지훈 배병준 정준원 등 식스맨들의 맹활약이 어우러졌다. 게다가 부드럽지만, 디테일한 전술로 철저하게 준비한 김상식 감독의 용병술도 한 몫했다.

또, 먼로와 양희종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도 있다. 간판 센터 오세근이 나오지 않았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문성곤이다. 그는 KGC 수비의 중추다. 승부처에서 공격 리바운드는 전매특허가 됐다. 데이터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팀 공헌도는 어느 선수보다 높다.

그는 올 시즌 유난히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새벽 2~3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문성곤은 "생각이 많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인데 손가락을 다쳤고, 슈팅 효율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그를 노리는 팀들은 많다. 3&D 자원으로 리그 최상급이다. 수비능력만큼은 최고다. 올 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선언한 양희종은 "문성곤은 정말 나를 많이 닮았다. 심지어 아픈 부위까지 비슷하다. 리그에서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지만, 이승현과 문성곤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성곤은 "(양)희종이 형이 떠난다고 생각하니까 약간 우울하다.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선배였고, 같이 뛰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성격 자체가 여러 생각이 많다.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좋다. 주로 심리학 책을 많이 읽는데 수비수로서 상대 공격수의 심리 파악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KGC는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탄탄한 수비력이 바탕이다. 문성곤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전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는 "이런 고민들 속에서 발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여전히 답을 찾기는 힘들지만, 계속 고민하다 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매 시즌 발전하는 문성곤의 원동력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