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데뷔 첫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부상도 그를 막을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20)을 향한 기대감이 시즌 전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고졸 신인임에도 지난해 1군 경기에서 최고 154㎞의 직구를 던졌다. 기분좋은 첫 시즌이었다. 시즌 초에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1군에 콜업된 7월 이후에는 필승조에 준하는 활약을 선보여 래리 서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27경기(선발 1)에 등판해 1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했다. 33⅔이닝 동안 무려 37개의 탈삼진을 뽑아낼 만큼 빼어난 구위를 지녔다.
다만 지난 겨울 마무리캠프부터 줄곧 재활군에 머물렀다. 첫 시즌을 소화하다보니 허리 등 자잘한 부상이 쌓였다. 고교 시절에도 몇차례 부상이 겹쳐 많은 투구 경험을 쌓지 못했다. 롯데 입단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져본 게 5이닝 남짓일 정도.
때문에 즉시전력감보다는 구속에 초점을 맞춘 장래성 픽으로 분류됐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그 재능이 워낙 뛰어났던 것. 올겨울에는 군살을 빼고 유연성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1m89의 큰 키에도 원체 부드러운 투구폼을 지녔다. 한층 탄탄해진 체형에서 내리꽂는 강속구는 반할 수밖에 없다.
롯데는 올봄 괌-이시가키-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중이다.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지옥 컨디셔닝'에 가장 잘 적응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배영수 투수코치에겐 '준비 부족'이라며 일갈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 코치가 가장 아끼는 영건 중 한 명이다. 괌 일정을 마치고 잠시 귀국했다가 다시 정규시즌을 향한 막바지 실전 훈련이 치러지는 오키나와에 재합류시킨 것도 이같은 기대를 입증한다.
오키나와에서의 첫 연습 경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민석은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4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최고 구속은 149㎞. 이날 던진 롯데 투수들 중 정성종과 함께 가장 빠른 구속이다.
시즌초 롯데는 스트레일리-반즈-박세웅에 FA 한현희와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친 나균안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회는 언제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인복도 오는 5~6월 복귀할 예정이다.
보직을 묻는 질문에 거침없이 "선발로 뛰고 싶습니다"라고 말할만큼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어느덧 중견, 베테랑으로 올라선 선배들의 위치를 거침없이 위협하는 무서운 20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