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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 참사? 복병? 발톱 숨긴 '아마 최강팀'이 더 무섭다[투산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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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강철호가 마이애미로 가기 위해선 8강 관문을 뚫어야 한다.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1라운드 B조에 포함된 대표팀은 호주, 일본, 체코, 중국을 상대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B조 1위시 네덜란드, 대만, 쿠바, 이탈리아, 파나마가 속해 있는 A조 2위와 맞붙고, B조 2위가 되면 A조 1위와 맞대결한다. 일본 도쿄돔에서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8강전 승자는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제공하는 전세기를 이용해 도쿄에서 준결승 장소인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게 된다.

이번 대회 전까지 A조 1, 2위는 네덜란드와 대만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전현직 메이저리거들로 구성된 네덜란드가 CPBL(대만 프로야구) 및 마이너리거가 주축이 된 대만보다 근소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안방인 타이중에서 본선 1라운드를 치르는 대만이 환경적 측면에서 좀 더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네덜란드는 2013 WBC 1라운드에서 한국에 5대0으로 이긴 바 있다. 우리에겐 '타이중 참사'로 기억되는 경기. 대만은 국제 대회마다 한국을 어렵게 만드는 상대라는 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이 아닌 쿠바가 A조 선두에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각국 1차 분석을 마친 KBO 전력분석팀은 네덜란드, 대만보다 쿠바가 좀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유는 투수진이다. 쿠바는 이번 대회에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활약 중인 좌완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 우완 라이델 마르티네스, 프랑크 알바레스, 야리엘 로드리게스(이상 주니치 드래곤스)를 포함시켰다. 2017년부터 소프트뱅크에서 뛰고 있는 모이넬로는 지난해 1승1패24세이드, 평균자책점 1.03의 특급 활약을 펼친 투수. 마르티네스는 39세이브, 평균자책점 0.97로 지난해 센트럴리그 구완왕에 올랐다. 알바레스와 로드리게스는 육성 신분이지만 일본에서 꾸준히 쌓은 경험이 위협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외에 이번 WBC에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 출신 빅리거들의 합류가 허용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쿠바는 그동안 '아마추어 최강팀'으로 불렸지만, 이번 대회에 나서는 면면은 프로 출신 선수를 앞세운 타국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강하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는 2013~2017 WBC에 나선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세대 교체가 더디고, 대만은 완성도가 이번 대회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쿠바가 1위로 8강에 오른다면 이강철호가 쉽지 않은 싸움을 펼칠 것이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쿠바는 26일 대만 신베이에서 가진 푸방 가디언스와의 연습경기에서 1대2로 졌다. 아르만도 존슨 쿠바 감독은 경기 후 "우리팀에는 아직 합류할 메이저리거들이 몇명 더 있다. 모든 것을 지금 당장 보여줄 시점은 아니다.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한 후 전력을 갖추게 되면 오늘과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발톱을 숨기고 있는 쿠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