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배구황제 탄신일'이라 쓰여진 플래카드가 경기장 안팎을 가득 메웠다. "사랑해요 김연경"을 외치는 목소리는 홈팬들 못지 않았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홈팀에게 미소지었다. GS칼텍스는 2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풀세트 혈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25-17, 29-31, 23-25, 25-19, 15-10)로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하며 봄배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14승17패(승점 41점)으로 IBK기업은행과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5위로 올라섰다. 흥국생명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70점 고지에 올라선데 만족해야했다.
이날은 '배구여제' 김연경의 생일이다. 김연경의 팬들은 경기 전부터 인근 지하철역에서 '배구황제김연경' '행복배구'라 씌어진 플래카드를 나눠주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현장 3200석은 모두 매진됐다. 올시즌 V리그 16번째 매진이자 그중 15번이 흥국생명 경기다. 예매가 열린지 1분만에 표가 모두 팔렸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올시즌 객관적 전력 열세에도 흥국생명만 만나면 번번이 명경기를 연출했다. 풀세트 접전을 3차례 펼쳤고, 지난 5라운드도 패하긴 했지만 혈전이었다.
앞서 일주일간의 휴식을 가진 GS칼텍스의 초반 기세는 이틀만에 경기에 임한 흥국생명을 압도했다. 13-3, 20-11로 앞선 끝에 여유있게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한때 15-11, 18-14로 앞섰다. 하지만 세트 막판 옐레나에게 잇따라 서브 에이스를 내주며 리시브가 흔들렸고, 듀스로 돌입했다. 모마와 옐레나의 대결구도 속 파고든 김연경을 막지 못했다. 김연경은 29-29에서 모마의 공격을 가로막은데 이어 마지막 점수는 직접 따냈다.
3세트 흐름은 정반대였다. 흥국생명이 달아나고 GS칼텍스가 따라붙었다. GS칼텍스는 안혜진의 패스페인트로 23-24까지 따라붙었지만, 옐레나의 한방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열정은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4세트에만 무려 13득점을 몰아친 모마를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에도 모마와 강소휘가 해결사 노릇을 해내며 기어코 승리를 거머쥐었다.
모마(35득점)와 강소휘(23득점)가 맹폭했고, 권민지(17득점)와 문지윤(8득점)의 감초 같은 활약도 돋보였다. 안혜진도 고비 때마다 패스페인트와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생일을 맞은 김연경(28득점)과 옐레나(23득점) 김미연(16득점)이 분투했지만, 몰아치는 GS칼텍스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