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강남은 '생각하는 포수'다.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80억원 포수' 유강남을 향한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기분좋은 시선이다.
포수는 야수와 투수의 교차점이다. 포수 개인으로는 컨디셔닝과 포구 및 수비 훈련을 소화한다. 투수들의 피칭 훈련을 돕고, 타자로서 타격 훈련에도 참여해야한다.
때문에 유강남은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다. 수비에서의 극찬은 여전하지만, 지난 2년간 거듭된 타격 부진에서 반등할 필요가 있다. 롯데가 유강남을 영입한 이유는 5년 연속 950이닝을 소화한 '철인'의 안방 안정 외에도 두자릿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장타력으로 타선에 한층 힘을 더하고픈 속내도 있다.
2018년 유강남은 20홈런에 하나 모자란 19홈런을 렸다. 타율 2할9푼6리, OPS(출루율+장타율)은 0.860에 달했다. 타율, OPS, WAR(3,68,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로 증명되는 유강남의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이후 OPS가 0.772→0.745→0.693→0.677로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2년 연속 OPS가 0.7 미만에 머무른 것은 유강남 본인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5년째 이어왔던 두자릿수 홈런도 지난해 8개에 그치면서 끊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강남의 FA는 화려했다. FA 선언 직후 롯데와 기민하게 협상이 이뤄졌고, 무려 80억원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유강남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선배 양의지는 2018년 125억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지난 겨울 역대 최고액인 152억원에 다시 두산에 복귀했다. 유강남은 "(양)의지 형이 좋은 길을 뚫어주셨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셨다. 나도 그렇게 되려면 우선 올시즌부터 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감각을 적립한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싶다"면서 스스로를 다잡았다. 타격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메인 훈련이 끝난 뒤에도 나머지 타격 훈련을 거듭 소화했다. 박흥식 수석코치와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이지영(키움 히어로즈)에 밀려 탈락한 것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유강남은 "예비 엔트리도 못들지 않았나. 솔직히 많이 놀랐다. 그만큼 요즘 들어 내가 많이 부족했다는 걸 실감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한편으로 그 아쉬움을 이번 시즌에 쏟아내겠다. 내가 후회없는 시즌을 보낸다면, 롯데도 준비한만큼의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팬들이 원하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