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친 노시환(22·한화 이글스).
3주 간의 캠프 기간 그의 몸은 꽤 홀쭉해졌다. 체력 훈련 위주의 비시즌 기간을 보내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체중이 감소하지만, 노시환은 눈에 보일 정도로 감량이 두드러졌다. 노시환은 "6㎏ 정도 빠졌는데, 몸이 훨씬 가볍고 좋아진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노시환은 2022시즌 115경기 타율 2할8푼1리(434타수) 122안타, 6홈런 5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7을 기록했다. 2021시즌 4할대 중반(0.466)이었던 장타율이 다시 3할대 후반(0.372)으로 떨어졌고,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행진도 멈췄다. 전반기 막판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 여파가 있었지만, 전반적인 스탯은 '만족'이란 단어를 떠올리기 힘들었다.
노시환은 "(체중 감량 결정은) 부상 방지 측면이 제일 컸다. 몸이 무거우면 무릎에 무리가 오고 회전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작년에 햄스트링을 다친 뒤 몸을 좀 더 좋게 만들기 위해 개인적으로 식단을 짜고 관리하면서 살이 빠졌다"고 소개했다.
사실 노시환이 체중 감량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노시환은 "2년 전에도 체중을 감량한 바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먹는 양이 많아졌다. 원래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다시 체중이 늘어났다"며 "지금은 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화 중심 타선을 외롭게 지켰던 노시환은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한다.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채은성(32)이 주인공. 노시환은 "(채)은성 선배가 우리 팀에 온 뒤 함께 훈련하고, 같은 조에서 타격 훈련도 한다"며 "워낙 잘 치는 선수 아닌가.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훈련하기 전에 하는 루틴까지 보며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엔 타율과 삼진 방지에만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히팅 포인트가 뒤로 가고, 장타도 줄었다. 계속 안 좋은 흐름으로 갔다"며 "올해는 다시 히팅 포인트를 찾고 장타에도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했다.
올 시즌은 노시환에게 중요한 한해다. 팀 반등 뿐만 아니라 태극마크의 기회가 걸려 있다.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은 24세 이하 선수 구성이 점쳐진다. 연령대에 속하는 노시환에겐 발탁 기회가 돌아갈 찬스. 이에 대해 노시환은 "가고 싶지만, 의식은 안하려 한다"며 "어쩌면 야구 인생에 정말 중요한 기회이자 타이밍일 수도 있지만, 그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계속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다 보면 기회는 오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노시환은 지난 2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펼쳐진 네덜란드 대표팀과의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장쾌한 투런포를 터뜨렸다. 독수리군단의 미래를 책임질 토종 거포가 반등을 위한 채비를 시작했다.
메사(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