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디펜딩챔피언' 울산이 첫 판에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을 제압하고 힘차게 2023년의 첫 발을 내디뎠다.
엄원상이 '보배 중의 보배'였다. 그는 2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43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 대역전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엄원상은 지난해 선수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 울산으로 이적했고, 33경기에 출전해 팀내, 커리어 최다인 12골-6도움을 기록했다. 17년 만의 K리그 우승에 당당한 주연이었다.
그 상승세가 첫 경기부터 이어졌다. 사실 쉽지 않은 흐름이었다. 전북은 강력한 압박을 앞세워 전반내내 울산을 압도했다. 특히 울산 출신의 아마노와 이동준이 경기 초반부터 울산을 뒤흔들었다. 전반 10분에는 송민규가 이동준에 이은 아마노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 흐름을 엄원상이 돌려세웠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김영권의 힐패스가 바코의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졌다. 볼은 전북 선수 맞고 흘러나왔고, 엄원상이 해결했다. 전반을 1-1로 마친 끝에 후반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반 동점골을 넣어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은 큰 흐름이었다"고 평가했다. 엄원상은 "지난 시즌 우승하고 어려운 경기가 될거라 많은 선수와 감독님이 생각했다. 첫 경기를 잘 마무리해 다행이다"고 밝혔다.
엄원상은 동점골을 터트린 후 전북 서포터스를 향해 '쉿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선제 실점하고 나서 많은 팬분들이 실망하는 것을 봤다. 전북이 워낙 크게 응원해 기죽지 마라고 강하게 세리머니를 했다. 우리 팬들의 사기가 올라갔고, 그 응원을 받아 이겼다. 과격하더라도 우리 팀에는 이득이었다"고 미소지었다.
엄원상은 지난해 MVP급 활약을 펼쳤다. '별중의 별'인 MVP를 거머쥔 이청용이 엄원상이 수상했어야 했다고 공을 돌릴 정도였다. 울산을 구해낸 엄원상은 올해 '개인 수상'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MVP가 아닌 베스트11 수상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기부여가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스스로 수상 욕심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수상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원상은 후반 8분 루빅손과 교체됐다. 교체투입된 루빅손이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홍 감독은 "엄원상은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대비를 했다. 통증이 생긴 다음 교체하는 것은 바람지하지 않다. 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태에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선수 보호를 위해 90분 뛰기에는 무리였다"고 설명했다.
엄원상은 "동계훈련을 하면서 근육이 안 좋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 무리였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고 다음 경기 준비 차원에서 감독님께서 배려해 줬다"고 부연했다.
울산으로 돌아온 주민규와의 첫 호흡에 대해선 "상대 선수들이 민규 형을 많이 의식해 2-3명이 붙어 있는 것이 느겨졌다. 골도 민규 형에게 수비수들이 치중하면서 나왔다. 민규 형이 작년에 아쉽게 득점왕 못했는데 올 해는 MVP와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엄원상의 올 시즌 첫 골이 터진 날 울산 문수에는 3만에 가까운 2만8039명이 운집했다. 엄원상은 "많이 그리웠다. 팬분들이 즐기는 것이 좋았고, 좋은 활약으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많은 팬붇들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엄원상이 볼을 잡으면 늘 기대감이 샘솟는다. 올 시즌도 기대만발이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