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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제일 극한의 공포. 착륙하고 박수쳤다." 무사귀환 KIA 선수단의 생생 증언[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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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공포영화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눈보라 속에 마구 흔들리는 비행기의 공포는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이 공포를 함께 느꼈다.

KIA는 26일 오후 늦게 한국에 도착했다. 당초 26일 새벽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투산에서 탄 비행기가 LA 공항이 아닌 인근의 온타리오 공항에 내리면서 타야할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해 발이 묶였다. 하지만 온타리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모두가 감사의 환호와 박수를 칠 정도로 비행기 안은 극한의 공포 속이었다.

KIA 변우혁은 "내가 공포영화를 정말 잘 보는데 공포영화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살면서 제일 극한의 공포였던 것 같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비행기가 LA 공항에 두차례 착륙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뒤 온타리오 공항으로 향했는데 착륙을 시도할 때가 가장 무서웠다고. 변우혁은 "두번째 착륙 때는 아래로 곤두박질 치며 추락하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비행기가 흔들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비명이 나왔고, 어떤 선수는 모르는 외국인과 앉았는데 서로의 손을 꼭 잡기도 했다고.

김기훈 역시 "지금은 그래도 편하게 얘기하지만 정말 무서웠다"라며 "비행기가 위아래로, 옆으로 많이 흔들렸고, 비행기가 착륙할 땐 박수를 쳤다"라고 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비행기를 그동안 많이 탔지만 이 정도로 흔들리는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뒤에서 비명도 지르고, 도착할 때는 환호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렇게 엄청난 공포는 아니었다"며 의외로 침착하게 말한 김 감독은 "앞쪽에 앉았는데 스튜어디스들이 비행기가 흔들리는데도 침착함을 잊지 않고 서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스튜디어스들은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이게 위험하지는 않나보다라고 느꼈다. 그분들을 보고 나도 침착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 와중에도 이를 즐긴 이가 있었다고. 바로 2년차 김도영. 변우혁은 "나와 (김)석환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김)도영이는 영상을 찍어야 한다며 핸드폰을 들어 우리도 찍고 창밖도 찍더라"며 김도영이 강심장이었다고 말했다.

KIA는 온타리오 공항에 내려 인근에 3곳의 숙소에서 잠을 청한 뒤 오전에 일어나 항공사가 제공해준 셔틀버스를 타고 1시간을 이동해 LA 공항에 온 뒤 안전하게 한국으로 왔다. KIA는 27일엔 코칭스태프와 투수와 야수 일부가 오키나와로 떠나고 나머지 야수들은 28일에 출발한다.

KIA는 당초 28일 오키나와에서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하기로 했으나 비행기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취소하게 됐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