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카고 컵스에서 새 출발하는 코디 벨린저가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벨린저는 24일(한국시각) 팀의 스프링캠프가 마련된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슬론파크에서 라이브배팅을 실시했다. 라이브배팅이란 투수가 실전처럼 던지는 공을 실전처럼 치는 것을 말한다. 스프링캠프 초반 라이브배팅에서 경쾌한 타구를 연신 날린 벨린저로서는 자신감을 폭발시킬 수 있는 대목.
MLB.com은 벨린저의 타격 훈련 소식을 전하며 '코디 벨린저의 방망이를 맞고 크게 날아가는 타구가 슬론파크의 좌중간 필드 위를 수놓았다. 벨린저의 공이 담장 너머 풀밭에 떨어지자 덕아웃 근처에서 지켜보던 컵스 타자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고 전했다.
더스틴 켈리 컵스 타격코치는 "라이브배팅에서 나오는 배럴(barrel·배트 중심에 맞힌 타구)을 보면 어느 정도 확신이 든다. 벨린저는 지금 굉장히 좋다. 오늘 배팅케이지에서 좋은 걸 느꼈고, 라이브배팅도 좋았다"고 반겼다.
켈리 코치는 벨린저가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 알던 사이라고 한다. 작년 컵스 마이너리그 타격코치였던 그는 올해 메이저리그 코치로 승격해 벨린저와 다시 만나게 됐다. 부활을 노리는 벨린저로서는 더없이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이다.
벨린저는 지난해 11월 친정팀 LA 다저스에서 논텐더로 풀리는 수모를 당했다. 최근 3년 동안 부진했다고 해도 2017년 신인왕, 2019년 MVP를 거머쥔 당대 최고의 타자가 한 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갈 곳이 없는 게 아니었다. 여러 팀이 러브콜을 보내왔다. 벨린저는 12월 컵스와 1년 1250만달러에 계약했다. 2024년에는 같은 연봉의 상호 옵션을 걸었다. 중견수와 좌타 거포가 필요했던 컵스는 벨린저가 원하는 조건을 맞춰줬다.
당시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많은 팀이 연락을 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1년 계약을 원했다"고 밝혔다. 보라스는 벨린저의 부활을 확신하기 때문에 1년 계약을 하고 올해 말 다시 FA 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날 벨린저의 타격을 지켜본 데이빗 로스 컵스 감독은 "올해는 그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뭔가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며 "그렇다고 부담을 가지라는 건 아니다. '그냥 그라운드에 나가 야구를 하면 된다.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 정도의 마음가짐이면 된다. 벨린저는 자기만의 대단한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켈리 코치는 "타석에서 좀더 편안해져야 한다. 벨린저는 스탠스가 높고 위를 향한다. 투수를 향해 발을 내디딜 좀더 여유가 있다. 발 뒷꿈치가 정확히 받쳐주면서 타격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켈리 코치에 따르면 벨린저는 이번 오프시즌 동안 코어 강화와 하체 강화에 집중했다. 최근 부상이 잦았던 이유가 크고 작은 부상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른쪽 어깨 부상 때문에 제대로 스윙을 할 수 없어 이를 교정할 필요가 있었다.
벨린저는 "내가 컵스와 계약한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 분들은 내가 옳다고 느끼는 걸 받아들이고 동의해준다. 지금까지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주시고 계시다. 더욱 편안하고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감독, 코치와 호흡이 맞으니 더 이상 좋은 수 없다는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