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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폴짝' 데뷔전 승리 어퍼킥 세리머니까지...아본단자 감독 '역시 믿고보는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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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얼마나 기뻤으면 아이처럼 폴짝폴짝'



V리그 데뷔전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아본단자 감독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V리그 5라운드 여자부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린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지난 1월 2일 권순찬 감독 경질 이후 52일 만에 새 사령탑을 선임한 흥국생명.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 지도자 마르첼로 아본단자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1996년 이탈리아 리그 배구 지도자 생활을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의 팀을 이끌며 주요 리그에서 굵직한 성적을 남긴 명장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도 인연이 깊다. 아본단자 감독은 2013~2014시즌부터 4년간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함께 호흡을 맞춘 스승과 제자 사이다.



경기 시작 전 도로공사와의 데뷔전을 앞두고 공식 인터뷰를 하기 위해 코트에 나타난 아본단자 감독의 표정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중계 카메라가 설치된 코트 중앙으로 향하던 아본단자 감독은 자신을 향해 연신 셔터를 터뜨리고 있던 사진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수줍게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를 마친 아본단자 감독은 분주히 움직였다. 그가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김대경 코치였다. 통역을 사이에 두고 김대경 코치와 함께 끝없이 대화를 나누며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리그를 이미 경험한 명장 아본단자 감독은 심판진에게 다가가 젠틀하게 인사를 건넨 뒤 V리그 룰에 대해 하나하나 물으며 심판진 성향까지 파악했다. 다시 벤치로 복귀한 아본단자 감독은 작전판을 손에 펼친 뒤 데뷔전 라인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주포 옐레나와 김연경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던 아본단자 감독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렇게 시작된 데뷔전. 아본단자 감독의 V리그 첫 경기 첫 득점은 6년 만에 재회한 옛 제자 김연경의 손에서 나왔다. 이후 1세트 10-13으로 끌려가던 흥국생명. 김연경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1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한 뒤 옐레나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자 아본단자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1세트를 25-19로 따내며 기분 좋게 시작한 흥국생명은 기세를 몰아 세트스코어 3대0(25-19, 25-17, 28-26)으로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옐레나(24득점)와 김연경(18득점) 이 42점을 합작하며 아본단자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겼다.



3세트 27-26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옐레나의 스파이크가 상대 코트에 꽂히는 순간 아본단자 감독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 뒤 신난 아이처럼 폴짝폴짝 뛰며 V리그 데뷔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를 마친 아본단자 감독은 응원단상 앞을 찾아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흥국생명 팬들과 처음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연신 손을 흔들며 열정적인 응원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신은 원래 부끄럼을 타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열정적인 팬들 앞에 서니 부끄럽다."며 데뷔전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