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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감독, 클린스만 급물살 정황에도 KFA는 여전히 '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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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최종 발표 전에는 어떤 내용도 말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한국축구는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 후임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호세 보르달라스 전 발렌시아 감독, 아데노르 레오나르도 바치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 토르스텐 핑크 전 비셀 고베 감독, 바히드 할리호지치 전 일본 대표팀 감독, 로베르토 모레노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 라파엘 베니테즈 전 뉴캐슬 감독 등이 거론된 가운데, 이번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이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협상은 꽤 진척된 분위기다. 축구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이 현재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접촉이 아니다. 취재결과, 클린스만 감독은 협상 1순위 대상자이며 실제 협상은 꽤 진척된 분위기다. 가장 중요한 연봉 협상에서 상당 부분 진전된데다, 스태프 문제에서도 '사단'이 아닌 수석코치를 포함한 1~2명 동행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밑에서 움직이던 독일 출신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도 수면 위로 나선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머물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날아갈 예정이다. 미국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직접 만나, 세부 내용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모두 경험했고,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수준 높은 무대를 모두 거쳤다는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변수는 '한국 상주 여부'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출신이지만 1990년대부터 미국에 정착했다. 미국 국적까지 취득했다. 그는 독일대표팀을 이끌 당시에도 독일이 아닌 미국에서 주로 머물며 독일 축구계 인사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 지도자 라이선스를 미국 자택에 두고 오는 황당 해프닝까지 일으키기도 했다.

뮐러 위원장은 새로운 감독 기준에 대해, 크게 5가지,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 워크 배양, 환경적 요인을 거론했다.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는 콕 집어서 설명을 했는데 "감독이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했다. 반쪽짜리 감독이 아닌, 한국축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독을 찾겠다는 뜻이다. 과거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 협상했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도 한국 상주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결국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미국 상주 논란을 여러 차례 일으켰던 클린스만 감독이 과연 이 조건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여부는 미지수다. 감독 시절 내내 전술적 역량에 물음표가 붙었던만큼 카타르월드컵 이후 새 출발하는 한국축구의 확실한 방향타를 정해줄 최적의 후보인지는 의문부호가 붙지만, 여러 정황상 클린스만의 한국행은 불이 붙은 게 팩트다. 대한축구협회가 2월말까지 대표팀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한만큼, 시점상으로도 클린스만 감독 쪽으로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15일 예정된 카타르월드컵 TSG 결과 발표에 새 감독과 함께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바로 24일(콜롬비아전)과 28일(우루과이전) 잡힌 3월 A매치를 지휘하도록 할 방침이다.

상황이 급변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대한축구협회 측은 말을 아꼈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공식 언급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뮐러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전한 최우선 방침인 '보안'에 대해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고위층 간 이야기가 오갔을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공식적으로 전해진 이야기는 없다. 최종 사인을 할 때까지 어떤 내용도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협회의 방침"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협상 상황에 따라 발표 시점은 2월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