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최고 타자 호세 피렐라보다 강렬한 존재감이었다.
파워 하나만 놓고 보면 팀 내 최고의 슬러거, 절치부심 김동엽(33)이 돌아왔다.
2군에서 출발한 스프링캠프. 절치부심 피나는 노력 끝에 1군에 복귀했다. 첫 실전 경기부터 장타쇼를 선보이며 벤치에 눈도장을 찍었다.
김동엽은 2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두번째 청백전에 백팀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두번째 타석부터 응축됐던 에너지를 맘껏 폭발시켰다.
1-6으로 뒤지던 4회 2사 1루에서 청팀 4번째 투수 문용익의 4구째를 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투런포.
끝이 아니었다. 3-7로 패색이 짙던 마지막 6회 2사 만루에서 김서준의 2구째를 당겨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김동엽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백팀은 대거 5득점 하며 8대7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홈런 포함, 3타수2안타 4타점.
고비마다 집중력을 발휘해 알토란 같은 타점을 올렸다. 판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장타. 김동엽에게 바라는 모습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백팀 4번으로 출전한 피렐라가 볼넷 2개와 병살타에 그친 상황. 보완재 김동엽의 장타와 클러치 능력이 빛났다.
삼성 박진만 신임 감독은 하나의 원칙 하에 오키나와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베테랑이든 신예든 구분 없이 무한 경쟁을 통해 주전 자리를 찾아가는 솔루션. 이를 위해 오키나와 내 30분 거리에 1,2군 캠프를 차렸다. 수시로 퓨처스리그 팀에서 선수를 콜업하며 1군 선수에게는 긴장을, 2군 선수에게는 희망을 던졌다.
김동엽도 예외는 아니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출발한 그는 암담함을 노력으로 극복하며 기어이 1군에 올라왔다.
절치부심 속에 자신의 장점을 더욱 강화했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가뜩이나 센 파워를 더 늘렸다. 박 감독이 의도한 경쟁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셈.
빠르게 끌어올린 장타감을 시범경기와 개막전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장타력이 부족한 삼성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초절정 슬러거. 그의 부활은 하위권으로 전망되는 삼성 반전의 희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