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재능만큼이나 노력하는 선수다. 미래가 기대된다."
대표팀에서 인연이 시작됐다. 마침 같은 좌완투수다. '껌딱지'처럼 따르는 후배가 기특하다.
롯데 자이언츠 차우찬(36)과 김진욱(21) 이야기다.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차우찬의 롯데 입단이 확정됐을 때 가장 기뻐한 선수가 바로 김진욱이다. 김진욱은 괌 스프링캠프 내내 차우찬을 따라다니며 함께 호흡했다.
김진욱은 '고교 최고 투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프로에 입문했지만, 2년간 성과는 신통치 않다. 53경기 중 17경기나 선발로 나설 만큼 기대감은 충만했지만, 현실은 통산 6승11패 평균자책점 6.43을 기록중이다. 입단 첫해 신인상, 지난해 10승을 달성한 동기생 이의리(KIA 타이거즈)와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차우찬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 아니냐"라며 웃었다. 프로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는 것.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의리가 대단하긴 하다. 그런데 (김)진욱이도 잘할 거다. 프로들은 다 아마추어는 휘어잡고 온 선수들 아닌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결과는 나중에 따져보는게 맞다."
나이 차이는 14살이나 나지만, 김진욱은 구김살 없이 선배와 어울린다. 차우찬은 "그때 넷이서 방을 같이 썼는데, 진욱이가 막내여서 예쁨을 많이 받았다. 같은 팀에서 뛰게 될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대표팀에서 처음 봤을 때도 몸이 좋았지만, 지금은 더 탄탄해졌다. 선천적으로 가진 게 많은 선수다. 무엇보다 야구 욕심이 흘러넘친다. 재능이야 보면 아는 거고…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본다."
차우찬은 컨디셔닝과 체력에 초점을 맞췄던 괌 캠프가 끝난 뒤 국내로 복귀, 상동 퓨처스캠프에 합류했다. 김진욱은 이시가키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한다.
올해는 다를까. 일단 첫 출발은 상큼하다.
김진욱은 22일 이시가키에서 열린 지바롯데 마린스 2군과의 첫번째 교류전에 선발 나균안의 뒤를 이어 등판, 1이닝 퍼펙트로 쾌투했다. 3타자를 상대로 12구를 던졌고, 삼진 1개를 잡아냈다.
당초 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김진욱은 올시즌 불펜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하지만 21세 젊은 투수에게 기회는 언제든 찾아온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챌 수 있는 실력이 관건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