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유럽 축구역사에 기록될 만큼의 경기였다. 기록의 제목은 아마 '안필드의 대참사' 정도가 적당할 듯 하다. 내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에서 당한 끔찍한 대역전패에 관한 것이다.
리버풀이 안방에서 역사적인 수모를 당했다. 2-0으로 앞서다가 끝내 2대5로 졌다. 리버풀에게 끔찍한 결과를 안긴 상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구단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 외신들은 '레알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을 농락했다'며 충격적인 경기 내용을 전했다.
리버풀은 22일 오전 5시(한국시각) 홈구장인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2~2023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 1차전에서 레알과 격돌했다. 양팀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이미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당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결승골을 앞세운 레알이 리버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의 '복수혈전'이 기대됐다. 마침 안필드는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홈 어드벤티지'가 작용하는 듯 했다. 리버풀이 연속골로 앞서나갔다. 전반 4분만에 다윈 누녜스가 모하메드 살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중앙을 파고든 뒤 오른발 힐킥으로 골을 뽑았다. 이어 10분 뒤에는 살라가 상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쿠르투아가 볼을 앞으로 살짝 흘린 틈을 놓치지 않고, 전방 압박 중이던 살라가 달려들어 골로 연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리버풀이 승기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21분 레알의 비니시우스가 오른발 강슛으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 36분에는 '몸'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의 치명적 실수였다. 알리송이 전방으로 클리어링하기 위해 찬 공이 압박 중이던 비니시우스의 몸에 맞은 뒤 골문으로 들어간 것.
결국 리버풀은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전반을 2-2로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참사'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곧 처참한 후반전이 펼쳐졌다. 레알은 후반 2분만에 결승골을 터트렸다. 에데르 밀리탕이 루카 모드리치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했다. 마무리는 카림 벤제마의 몫이었다. 벤제마는 후반 10분과 22분에 환상적인 왼발슛으로 연달아 골을 터트리며 팀의 5대2 완승을 마무리했다.
글로벌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이 경기에 관해 '레알과 비니시우스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의 허약한 오른쪽 측면 수비를 드러내며 농락했다'고 전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5번째 골이 터지자 허탈하게 웃었다. 말 그대로 '농락'당했다는 증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