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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역사'의 탄생. 재능+노력의 결과. 45세 리베로의 600경기 출전[천안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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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프로 원년부터 뛰었더니 어느새 600경기다.

'걸어다니는 역사'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45)가 개인 통산 6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여 코치는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서 리베로로 선발 출전하며 600경기째 코트를 밟은 사나이가 됐다.

여 코치는 지난 18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600경기 출전을 달성하는가 했으나 출전하지 않아 다음 경기로 미뤘다. 당시 박경민이 풀타임 출전을 했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당시엔 박경민의 리듬이 너무 좋아서 그 리듬을 끊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하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홈에서 600경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왕 할거면 경기에 지장없도록 스타팅으로 낸다"라고 밝혔다.

여오현은 미들블로커 최민호를 대신해 리베로로 들어가면서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팬들의 큰 박수 속에 600경기째 출전을 했다.

여오현은 홍익대를 졸업한 뒤 실업시절인 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했고, 2005년 프로 출범과 함께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2012∼2013시즌까지 9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뛴 여 코치는 이후 현대캐피탈에서 10시즌째 뛰고 있다. 삼성화재 시절 5번, 현대캐피탈에서 2번 등 총 7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8번으로 최다 기록을 가지고 있는 유광우(대한항공)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삼성화재에서 7번, 현대캐피탈에서 2번 등 총 9번이나 기록했다. 챔프전 우승은 최다 기록 보유자다.

총 4번의 V리그 수비상을 차지했고, 2013∼2014시즌엔 올스타 MVP에 오르기도 했다.

1978년생으로 45세의 나이지만 젊은 선수들보다 더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리시브 효율 52.72%로 남자부 리시브 1위에 올라있다.

최 감독은 "이제 '걸어다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본인이 피땀흘리고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내가 옆에서 봤기 때문에 잘 안다. 그 노력이 이 기록을 만들었다"면서 "항상 모범적이고 귀감이 되는 선수였고,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대단하고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상대팀인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삼성화재 코치시절 여오현과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신 감독은 "나와 몇년 간 삼성화재에 함께 있었는데 나에게 혼도 많이 났다"고 웃으며 "그만큼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잘 관리를 해왔다. 승부 근성도 있고 기술도 좋다. 축하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2세트가 끝난 뒤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패와 함께 꽃다발 세례가 이어졌다. 여오현의 가족이 함께 했고, 현대캐피탈 선수들 뿐만 아니라 상대팀인 우리카드 선수들까지 찾아와 축하의 박수를 치며 기념식의 의미를 더했다. 여오현은 "감사합니다. 얼마나 코트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 열정적인 여오현이 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천안=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