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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용변 후 뒤처리 요구도"…폭행→하대 진상 고객에 울화통 ('물어보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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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역무원들이 비상식적인 민원에 괴로움을 토로했다.

20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30대 역무원 2명이 출연했다.

의뢰인들은 "화가 많아지고 사람을 볼 때 편견과 의심을 가지게 됐다"며 역무원 일을 하며 인류애를 잃었다는 고민을 꺼냈다.

이어 "안되는 걸 해달라고 하는, 비상식적인 민원이 많다. 예를 들면 쓰러졌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가보면 90% 이상이 주취자다. 또 승차권 발매 후 잔돈이 안 나왔다고 해서 가면 거짓말이다. 잔돈을 챙긴 후 호출한 거다. CCTV를 보자고 하면 갑자기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나중에 온 다하며 안 온다. 거짓말이라서 그런 거다. 근데 이런 걸 안 들어주면 불친절로 추가 민원을 넣는다"고 설명해 듣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또 "화장실 비상벨을 눌러서 가보면, 몸이 불편하니 뒤처리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옷 정리를 해달라고 경우도 있었다. 화장실을 가겠다는 핑계로 무임 승차를 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또 역 앞의 마트 가기, 중고 거래 등을 이유로 잠시 나갔다 들어오겠다고 말하는 승객도 있다고. 이에 벌금 부과 이야기가 나오면 폭행이 일어나고 실랑이도 벌어진다며 역무원들은 토로했다.

폭행 문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의뢰인들은 "표 없이 개찰구를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주지 않았더니, 시설물을 부수고 저희의 멱살을 잡았다. 깨진 병으로 죽이겠다는 위협도 받았다. 병이나 칼 등으로 협박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폭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진상 고객에게 폭행을 당해도 경찰이 오기 전까지 대응 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 의뢰인들은 "공공기관 직원을 하대하는 부분이 있다. 폭언, 방화, 오물 투척, 허위 신고도 빈번한데 뜻대로 민원처리가 안되면 국민신문고에 투고한다기도 한다"며 한탄했다.

항의성 민원이 워낙 많다 보니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지만,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감정 소모가 심하다는 게 역무원들의 주요 고충이었다.

서장훈과 이수근은 처벌의 무게가 가볍다고 지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서장훈은 "너무하다. 나 같아도 참기 힘들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일을 다 상대를 해줘야 하니 회의감이 들 것 같다"고 공감했다. 또 "이러면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나.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 많겠지만, 직업 특성상 일부는 감수해야 될 것 같다. 시민을 상대하는 직업이고 택한 직업이니 성장통이라 생각하라. 못 버티겠다 싶으면 이직을 고려해 보라. 그게 아니라면 직업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화를 누를 수밖에 없다. 좋은 마음으로 그 사람들이 줄어들길 바라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joyjoy9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