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중국, 한국, 독일….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53)의 비시즌 발걸음이 분주하다. 연달아 비행기에 오르며 세계 축구 흐름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있다.
서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중 한 명이다.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는 수원 삼성에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감독을 지냈다. 2016년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20년 12월에는 청두 룽청 지휘봉을 잡으며 중국 무대로 진출했다. 그는 불과 1년 만에 '청두의 기적'을 만들었다. 2021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다롄을 잡았다. 갑급리그(2부)였던 청두를 슈퍼리그(1부)로 이끌었다. 청두는 창단(2014년) 후 처음으로 슈퍼리그의 꿈을 이뤄냈다. '서정원 매직'은 2022년에도 계속됐다. 청두는 후반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슈퍼리그 5위를 기록했다.
서 감독은 겸손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 따라줬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만족하는 건 절대 없다. 두 배는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은 외국인 선수에 많은 부분 투자하는 것이 어렵다. K리그에서 뛰던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내가 K리그에 있었기 때문에 성격이나 플레이 스타일 등을 알고 있다. K리그가 쉬운 곳이 아니다. 거칠고 힘든 리그다. K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중국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봤다. 딱 맞아 떨어졌다. (김)민우를 비롯해 선수들이 모두 모범적으로 잘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서 감독은 치열했던 시즌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축구 시계가 멈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 감독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에 다녀왔다. 올리버 글라스너 프랑크푸르트 감독이 친구다. 현장에 가서 팀이 훈련하는 것도 보고, 얘기도 나눴다. 유럽 축구 전반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프랑크푸르트의 코치진 일부도 예전에 같이 뛰었던 친구라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과거 린츠(오스트리아)에서 뛸 때 글라스너 감독 등과 인연을 맺었다.
독일에서 유럽 축구 트렌드를 점검한 서 감독은 한국에서도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중국에서 2~3주 훈련한 뒤 수원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위주의 훈련을 할 생각이다. 수원 삼성, 수원FC, FC서울, 서울 이랜드, FC안양 등 근교에 있는 팀들과 연습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많은 분들이 기대할 것 같다. 견제도 많을 것 같다. 지난해 1~4위 팀들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했다. 새 시즌은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훈련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올해도 상위권 성적을 내야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