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는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SSG 랜더스에도 '대형 유망주' 포수가 있다.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한 조형우(21)다. 광주일고 졸업 후 곧장 SK 와이번스(현 SSG)의 상위픽을 받아 입단한 그는 지금까지는 '백백업 포수'다. 지난 시즌에도 6월 이후부터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1군에 있었지만 9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재원, 김민식 그리고 이흥련까지 이어지는 선배 포수들 사이에서 그는 아직 수련을 쌓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재원과 김민식 그리고 조형우가 포함됐다. 워낙 타이트한 큰 경기인만큼 출장 기회는 없었지만, 팀의 우승을 함께했다는 자체로도 조형우에게는 많은 소득이 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도 컸다. 팀이 워낙 잘 나가다보니, 1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경험이 곧 실력이 되는데, 그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단의 권유에 주저 없이 질롱 코리아행을 택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갔고, 2개월이 넘는 시간을 호주에서 보냈다.
조형우는 "도움이 많이 됐다.2개월 반이나 되다 보니 조금 지친 것도 있지만, 그래도 비시즌에 훈련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호주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호주 선수들의 실력이 생각보다 높고,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김원형 감독은 그런 조형우에게 올해는 더 기회를 주려고 한다. 베테랑 포수들이 있지만, SSG도 이제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유망주 포수 중에서 김 감독이 가장 눈여겨 보는 인재가 바로 조형우다.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조형우는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김원형 감독은 "어깨가 강하고 송구 능력이 좋다. 아직 프레이밍이나 블로킹은 약한데, 그건 경험이 쌓일 수록 좋아지는 부분이다. 특히 조형우의 최고 장점은 타격 재능이 있다는 점이다. 하드웨어도 좋고 방망이에 소질이 있어서 기대가 된다. 올해는 기회를 더 많이 줄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감독이 경기에 내보낸다고 해도,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는 전적으로 선수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최고의 찬스와 환경이 만들어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젊은 포수의 등장이 절실한 SSG. 조형우의 성장 속도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