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은 한국 야구 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발탁한 외국 국적의 선수다.
부모의 국적 등 상대적으로 조건이 개방적인 WBC 대회의 특성 탓이지만, 그 덕분에 한국인 어머니를 둔 에드먼은 어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의 유니폼을 입고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팀 동료들과 훈련 중인 에드먼은 지난 1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위치한 팀 캠프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미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이름은 한글로 쓸 수 있고 또 대표팀 합류를 대비해 한국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그는 자신의 대표팀 합류가 "외가 식구들에게 큰 자부심이 되고 있다"며 기뻐했다. 에드먼은 2월말까지 세인트루이스 캠프에서 훈련을 한 후 서울에서 대표팀 동료들과 처음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에드먼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WBC가 가까워지고 있다. 컨디션은 어떤가.
▶매우 기대된다. 분명히 바쁜 캠프가 될 것이다. 여기서 팀 동료들과 몇주를 보내고, 서울에서 한국 대표팀과 만난 후 일본으로 이동하니까 일정이 타이트하다. 하지만 정말 기대된다.
-원래는 일본으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었는데, 서울에서 합류하나.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그럴 예정이다. 현재 잠정적인 계획은 서울에서 며칠간 대표팀과 지낸 후 일본 오사카로 가는 것이다.
-다음달 8일(WBC 개막 전날)까지 준비 시간이 많진 않다.
▶난 이미 타석에 서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올해 준비를 조금 일찍 시작했고, 대회 때까지 땅볼 수비나 팔 상태도 문제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에드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그걸 느끼나.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은?
▶느낀다. 그런 관심 덕분에 용기를 얻는다. LA에 사시는 할머니가 한국 신문을 많이 읽으신다. 할머니가 신문에 WBC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고, 내 기사도 나왔다고 말해주셨다. SNS에서도 한국 팔로워들이 많이 생겼다. 나는 많은 방법으로 경기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발이 빠르고, 수비와 타격에도 자신이 있다. 한국 팬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보여드릴 생각에 설렌다. 또 너무 감정적이지 않고, 일관적이고 침착한 것도 나의 장점인 것 같다.
-대표팀에서 함께 뛰게 될 선수들은 어느정도 아나.
▶KK(김광현)를 다시 볼 생각에 설렌다. 그는 카디널스에서 훌륭한 동료였다. 샌디에이고와 경기할 때는 김하성과 몇번 이야기를 나눴고, 최지만이 못나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는 정말 재밌고 좋은 사람이다. 내년에 미국으로 오려고 하는 이정후도 알고 있다. 다른 모든 선수들을 볼 생각에 신이 난다.
-대표팀 주장(김현수)이 같은 이름인 것 알고 있나.
▶현수 킴. 당연히 안다. 오리올스에서 뛰었던 선수 아닌가.
-등번호 19번은 왜 고우석에게 양보했나.
▶나는 솔직히 등번호를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 여기서 19번을 달고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그동안 나의 커리어에는 여러개의 번호가 있었다. (대표팀에서 달게 될)11번은 스탠포드대 1학년때 썼던 번호다.
-미국 언론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WBC에서 7~8위를 할 거라고 예상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는 과거 WBC에서 한국이 경기하는 것을 봤다. 매우 잘 갖춰지고 탄탄한 팀이었다. 나는 우리가 이변을 일으킬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어느 팀이든 이길 가능성이 있다. 야구는 정말 미친(crazy) 스포츠다.
-일본 대표팀에 뽑힌 팀 동료 라스 눗바와 벌써 신경전을 시작했다던데.
▶우리는 서로 트래시토크를 하고 있다. 한일전에서 누가 이기든 1년 내내 자랑할 것이다.(웃음) 도쿄에서 눗바와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다. 우리가 일본을 이기기를 바란다. 눗바와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좋은 친구니까 WBC에서는 끝난 뒤 자랑할 권리도 있다.
-일본팀의 어떤 선수를 가장 경계하나.
▶오타니 쇼헤이? 그는 MLB 최고의 선수다. 오타니의 모국인 일본에서 그가 경기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설렌다.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영광이다. 한국의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
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