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내가 무너지면 가족들이 다 떠내려갈 것 같다."
이렇게 괴로운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
외벌이인데 집 네 채 월세에 두아들은 유학 중이다. 수천만원의 생활비가 들어간다는 윤영미의 괴로움이 일반 서민에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17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결혼 28년차 방송인 윤영미, 황능준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윤영미는 "한번도 통장에 돈이 쌓여본 적이 없다. 들어온 순간 나간다"며 외벌이 가장으로서 부담감을 고백했다. 윤영미는 "집이 네 채 있는데 다 월세다. 다. 서울 집도 렌트다. 몇 백만 원씩 월세로 들어간다. 자동차 유지비도 한달에 150만원, 기름값까지 200만원 이상"이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두 아들 학비, 남편 용돈까지 더하면 매달 지출이 수천만원에 이른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도 나이가 들고 하다 보니까 방송 일이 많이 줄었다. 일이 줄다 보니까 수입이 줄지 않냐. 저희는 저축해놓은 것도 없고, 시댁과 친정에서 도와주는 분도 없다. 오로지 (수입원이) 저 하나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영미, 황능준 부부는 각각 서울과 제주에서 살고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박나래는 "실례지만 별거 하시냐"라고 조심스럽게 묻자, 윤영미는 "별거 한다. 불화로 인한 별거는 아니다. 책을 쓰기 위해 제주도 집을 렌트했다. 세컨하우스를 마련했는데 단독 주택을 그냥 두면 망가지니까 주로 남편이 거기서 관리하고 농사하고 그런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지출을 혼자 감당하고 있기에 고충을 토로했고, '남편이 생활비를 마지막으로 준 게 언제냐'는 물음에 "20년 전인 것 같다. 100만 원을 받았다. 그때가 마지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매달 생활비를 벌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피눈물 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남편은 한량 같다. 한심하기도 하다"라며 "고독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허허벌판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황능준은 "저는 돈 버는 데 재주가 없다. 장점은 돈은 안 벌지만 행복하게 산다"며 "제가 벌 수 있는데 일부러 안 버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뭔가를 하려면 그것을 위한 자본이 필요한데 그 돈을 융통해서 쓸 만한 여유가 없는데 자꾸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니까 야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과거 목회 일을 하며 탈북민을 도왔다는 황능준은 "아내에게 줄 돈이 없었다.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러다 보니까 시간이 흘렀다. 제주에 가니까 농부들이 어렵게 지내더라"라며 이번에는 농작물 유통 사업을 시작으로 수입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나이, 수입과 관계 없이 부부가 싸우는 이유 1위가 경제 문제다"라며 "돈을 많이 벌어도 꼭 괜찮은 게 아니다. 돈 문제로 많이 다툰다. 경제적인 만족감이 떨어지면 갈등이 아주 깊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