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채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올해 투구이닝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16일(이하 한국시각) 팀의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마련된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스타디움에서 현지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서는 시즌 초 6선발을 스윙맨 개념으로 운영할 생각"이라며 "5명의 선발투수는 웬만하면 5일 휴식 로테이션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인절스는 지난 시즌에도 6명의 투수로 로테이션을 운영했는데, 6선발은 고정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투수를 스윙맨으로 6선발을 운영하겠다는 것. 다시 말해 붙박이 선발 5명의 등판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당연히 오타니도 5일 휴식 간격으로 등판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윈터미팅에서 네빈 감독은 "오타니는 가능하면 5일 휴식에 따라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인절스의 5인 로테이션은 오타니, 타일러 앤더슨, 패트릭 산도발, 리드 디트머스, 호세 수아레즈 순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앤더슨은 이번 겨울 3년 39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좌완이다. 그는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30경기에서 178⅔이닝을 던져 15승5패, 평균자책점 2.57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은 최정상급 선발이다. 오타니가 비로소 제대로 팀을 이끌 2선발을 찾은 셈이다.
오타니는 작년 28경기에 선발로 나가 166이닝을 투구해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다. 투수로서도 이제는 에이스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위치.
다만 그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하는 패턴을 유지했다. 작년 시즌 5일 휴식 후 등판이 12경기,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이 16경기였다. 5일 휴식 경기에서는 6승4패, 평균자책점 1.61, 6일 이상 휴식 경기에서는 9승5패, 평균자책점 2.89를 올렸다. 5일 휴식 후 등판이 이상적이라는 결론이다.
오타니는 오는 3월 4일 팀의 스프링트레이닝을 중단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에 합류한다. 일본 도쿄에서 WBC 조별 라운드와 8강전을 치르고 다시 태평양을 건너는 일정이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시즌 준비 '루틴'이 달라진다.
네빈 감독에 따르면 오타니는 3월 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한 뒤 곧바로 캠프를 떠난다. 에인절스 캠프에 다시 합류하는 시점은 일본이 어디까지 진출하느냐에 달렸는데, 결승전이 3월 22일 열리기 때문에 늦어도 그 이후라고 보면 된다.
오타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다. 3월 31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이다. 지난해 개막전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4⅔이닝 4안타 1볼넷 9타람진 1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