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에게는 전담 포수가 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베테랑 맥스 스타시(32)다. 그는 2019년 8월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에인절스로 옮겼다. 이후 오타니와 34경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선발등판한 63경기 중 54%에 해당한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커트 스즈키(16경기), 마틴 말도나도(8경기)가 선발 마스크를 썼다. 지난 시즌의 경우 오타니의 28차례 선발 경기 가운데 스타시가 안방에 앉은 게 26경기였다.
오타니-스타시의 위력은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오타니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2.96인데, 스타시와 호흡을 맞춘 34경기의 평균자책점은 2.45로 큰 차이를 보인다. 선발투수의 경우 간혹 선호하는 포수가 있기 마련인데, 오타니에게 스타시가 그런 존재다.
그가 오타니와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이룬 것은 2021년이다. 오타니가 만화같은 투타 겸업 신화를 만들어낸 첫 시즌이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스타시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3년 175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휴스턴 시절부터 백업 포수,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는 별볼일 없던 그가 오타니를 만나면서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휴스턴에서 최저 연봉을 받던 그는 오타니 전담 포수로 자리잡으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올해 연봉만 700만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그의 입지가 그렇게 단단한 것만은 아니다. 공격력이 너무 허약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시즌 생애 최다인 102경기에 출전해 375타석에 들어섰지만, 타율 0.180(333타수 60안타), 9홈런, 30타점, OPS 0.571을 치는데 그쳤다. 2021년 타율 0.241, 13홈런, OPS 0.752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LA 타임스는 15일(한국시각) '에인절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지켜봐야 할 이야기 5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포수진 정리'라는 코너에서 스타시의 공격력을 지적했다.
기사를 쓴 에인절스 담당 새러 발란수엘라 기자는 '스타시는 지난해 오타니에게 배터리 동료로 최고의 시즌을 만드는데 기여했으나, 타자로서의 생산성은 크게 부족해 주름을 더했다'며 '스타시의 OPS는 작년에 0.571로 직전 시즌의 0.752에서 크게 하락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또다른 포수인 커트 스즈키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스타시에게 주전 마스크를 맡겨도 되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이번 오프시즌 포수 영입을 염두에 있다고 한다. 실제 미네소타 트윈스 출신 FA 포수 개리 산체스에 관심을 나타냈다. 내부 자원으로는 로간 오호피와 맷 타이스가 거론된다. 오호피는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된 뒤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경기에 출전했고, 타이스는 2019년 데뷔해 통산 93경기에 출전했다.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돌아온 채드 왈라치도 후보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모든 포지션이 경쟁 체제다. 가장 뛰어난 선수가 주전으로 뛰는 것이다. 자비를 베풀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다"라면서 "스타시는 작년 우리 투수들을 이끄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호피도 인상적으로 봤다. 타이스와 왈라치도 작년에 괜찮았다"며 원론적인 코멘트를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