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에서 4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여전히 풍성한 수염만큼이나 넘치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3년 동안 '버팀목' 역할에 충실했다. 3일 휴식 후 등판의 부담까지 짊어질만큼 강한 책임감을 보여줬지만, 그를 따라 가을야구에 올라서기엔 팀의 역량이 부족했다.
올해는 다르다. 팀의 중심을 이루는 포수, 유격수, 선발투수 자리에 3명의 FA를 보강했다. 많은 팀이 탐내던 베테랑 방출선수도 줄줄이 영입했다. 차곡차곡 키워낸 유망주들의 성장세도 놀랍다. '바위'처럼 신중한 래리 서튼 감독이 "우리의 시간이 왔다.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며 고양된 속내를 숨기지 않았을 정도다.
어느덧 35세. 적지 않은 나이다. 스트레일리에겐 한층 특별한 한 해일 수 있다. 지난 2시즌반 통산 성적은 73경기 422⅔이닝 29승18패 평균자책점 3.09. 특히 후반기에 합류한 지난 시즌에는 11경기 4승2패 62⅓이닝 평균자책점 2.31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가야한다.
지난 13일 첫 라이브 피칭을 가졌다. 자신의 모든 구종을 시험하며 50구를 소화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 그는 "투구수가 늘어난 것을 확인했고,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몸도 아프지 않았다. 기분 좋다"고 했다. 괌의 따뜻한 날씨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보였다. 배영수 투수코치를 향해 "걷는 것만으로도 존경받아야 마땅한 레전드"라며 특별한 속내도 전했다.
"우리 팀은 강해졌다. 내가 해야할 일은 많은 훈련을 통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뿐이다. 에이스, 베테랑 이런 단어보다는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싶다. 그러다보면 우승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투수로서 '파트너' 유강남에 대한 만족감은 남달랐다. 그는 "KBO리그에서 유강남이 보여준 그간의 퍼포먼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올겨울 가장 긍정적인 뉴스"라며 "덕분에 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친인 케이시 켈리(LG 트윈스)와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스트레일리는 "켈리가 유강남이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얘기한 적이 있다. 아마 올해 유강남의 빈자리를 느끼게 될 것"이라며 "반대로 우리는 유강남을 얻었다. 우리 팀에 오면서 유강남이 돈도 많이 벌었다"며 기분좋게 웃었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