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수빈이 '트롤리'를 준비했던 과정을 떠올렸다.
정수빈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석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감독님, 작가님과 소통을 하면서 수빈이에 점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라고 했다.
정수빈은 극 중 유산의 아픔을 겪은 김수빈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산부인과를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했을 정도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수빈이라는 캐릭터가 의문의 불청객이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서툴지만 따뜻함이 내재돼 있는 친구다. 하지만 혜주(김현주)에 충분히 불편한 감정을 줄 수 있고 적대감을 느끼게 하다 보니 '과연 저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연민을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수빈은 "수빈이가 갈 곳이 없어 10년 만에 친엄마(배해선)에 찾아갔는데 이미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다른 딸에 사랑을 주고 있지 않았나. 내심 엄마가 먼저 찾아주길 바랐는데 차갑게 대하는 걸 보고 마지막 동아줄 놓친 느낌이지 않을까 했다. 이 장면을 연기하면서 (수빈이가) 엄마에 사랑을 받지 못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생겼다. 그 장면을 보고 저희 어머니도 인상 깊게 봤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점에 대해선 "수빈이는 비가 내릴 때 혼자 숨어있는 아기 고양이 같다. 처음엔 낯선 사람들의 손길을 대하기 어려워 할퀴기도 하고 무섭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희 드라마에서도 실제로 비 내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지듯이 수빈이도 타인의 선한 마음을 점점 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며 "작품 초반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선택을 내렸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 박희순을 향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정수빈은 "앞서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현주 선배님은 촬영 현장에서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았다. 혜주(김현주)가 좋은 어른이라는 걸 느끼고 마음이 열리게 된 계기를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배님 자체가 워낙 좋은 분이셔서 제가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몰입할 수 있었다. 또 휘순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경관의 피', '마이네임'이 딱 떠올라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웃음). 사람이 오랫동안 일을 하면 나태해질 수도 있지 않나. 그럼에도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시고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 14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류보리 극본, 김문교 연출)는 과거를 숨긴 채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딜레마 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