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쉽지 않은 딜이었다.
FA 외야수 이명기(36)가 드디어 새 둥지를 틀었다. 행선지는 대전, 한화 이글스다. 'FA미아→은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 극적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NC 다이노스는 14일 FA 외야수 이명기와 포수 이재용(24)을 한화에 보내고, 한화 내야수 조현진(21)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전체 61순위)을 받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트레이드에 앞서 이명기는 NC와 계약기간 1년, 최대 1억원(연봉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 계약을 한화가 사인 앤 트레이드로 승계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완성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NC와 한화는 이미 지난달 말 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양 측은 "카드를 맞추는 데 2주가 넘게 걸렸다"고 했다.
한화는 오래 전부터 FA 이명기의 행선지로 꼽히던 팀. 하지만 베테랑 외야수 영입을 놓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했다. 영입에 찬성하는 쪽과 큰 관심이 없는 쪽으로 양분됐다. 이미 한화는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 등 외부 FA 영입한도 3명을 꽉 채운 상황. FA로의 영입은 불가능했다.
논의가 지지부진 하던 차에 2년 차 유망주 포수 허인서의 군 입대로 백업 포수를 물색하던 한화의 레이더망에 이재용이 포착됐다. 군 복무까지 마친 젊은 포수. 짧은 1군 생활에서 보여준 가능성 있는 포수 수비와 강한 어깨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재용을 놓고 본격적인 카드 맞추기가 시작됐다. 때 마침 한화에는 젊은 내야수가 많았다. FA와 보상 시장에서 노진혁과 박준영이 빠진 NC로서는 미래를 위해 젊고 가능성 있는 내야수에 관심이 있었다.
때 마침 빠르게 발전중인 우투좌타 2년차 내야수 조현진이 포착됐다. 창원신월중-마산고를 졸업한 연고지역 유망주. NC 스카우트 팀이 눈 여겨 보던 선수였다. 2년 만에 비록 퓨처스리그지만 3할 타율을 찍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안정적 수비와 송구능력, 정교한 타격와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까지 공수주를 두루 갖춰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우를 연상케 하는 숨은 유망주.
이 과정에서 이명기 트레이드 논의도 본격화 됐다.
한화로선 보상금 없이 크게 부담 없는 2024 신인 7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대가로 통산 3할 베테랑 외야수를 영입했다.
한화로선 이명기를 과하지 않은 대가로 영입할 명분이 필요했고, NC로선 자칫 미아로 은퇴할 위기에 처한 이명기를 가치 훼손 없이 잘 보내줄 명분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산통이 있었지만 양측이 애쓴 결과 꽤 괜찮은 결말이 도출됐다.
한화는 꼭 필요했던 백업 포수와 젊은 선수 일색인 외야진에 베테랑의 경험을 더했다. NC는 성장가능성이 큰 내야 유망주와 함께 양도 받은 내년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가장 빠른 61번째 픽으로 또 한명의 좋은 야수 유망주를 더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은 꽤 오래 걸렸지만, 양 구단과 해당 선수들 모두 만족할 만한 해피엔딩으로 끝난 윈-윈 트레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