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를 향한 러브콜이 뜨겁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즈에서 진행 중인 키움 스프링캠프에 매일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정후의 활약상을 체크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여러 팀이 직간접적으로 이정후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이정후와 손잡은 에이전트사 보라스코퍼레이션은 전담 직원을 훈련장으로 파견한 상태.
이런 가운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코리안 커넥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눈치. KBO리그에서 이정후를 상대한 경험이 있는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 협상 외에 조언을 구한 샌디에이고는 특별 고문역을 맡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 해설위원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박 위원은 14일(한국시각) 키움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즈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샌디에이고 측에서) KBO리그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의 활약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묻더라"고 밝혔다.
박 위원이 주목한 것은 이정후의 기량보다 자세였다. 그는 "실력적인 부분은 이정후를 매일 가까이서 지켜 본 팀 관계자, 스카우트들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라며 "이정후가 올 초 LA에서 개인훈련을 할 때 함께 했던 최원제 코치에게 물어보니 향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타격 폼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변화에 주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 "스즈키 이치로가 그랬다. 일본 시절엔 그저 밀어치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빅리그 스카우트들도 홈런 타자가 아니기에 그저 '발빠른 일본 선수'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이치로는 일본 시절에도 충분히 홈런을 만들어낼 능력을 가진 선수였지만,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것을 버리고 변화를 줬다"고 긍정적인 시선을 밝혔다. 그러면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본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의 눈빛부터가 달랐다"며 "투 스트라이크에서 안타를 칠 것 같은 타자는 이정후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위원은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도 밝혔다. 그는 "선수가 편안한 환경이면 공도 크게 보인다. 마음이 불편하면 빠른 공은 더 빨라 보인다. 편안하기 위해선 이해심이 있어야 한다"며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 처음 입단했을 때만 해도 고생한 면이 있었다. 그때 내가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라틴계 선수들과 소통해보라는 차원에서 스페인어를 조금 가르쳐 준 적이 있다. 말이 약간 어색하더라도 자신들의 언어를 쓰며 접근하면 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라커룸에서 만나는 팀메이트는 얼마든 만날 수 있지만, 힘들 때 먼저 '밥 먹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미국에선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는 이상, 그게 참 힘들다. 언어, 문화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