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52)의 선수 시절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그는 단국대 졸업 후 1998~1999시즌 안양 SBS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KBL 기록에 따르면 위 감독은 SBS, 대구 동양, 울산 모비스에서 총 7시즌을 뛰었다. 정규리그 201경기에서 평균 13분11초를 뛰었다. '스타선수'라기보다는 '식스맨'에 가까웠다. 코트 위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적었다. 하지만 그는 제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냈다. 성실함은 그의 강력한 무기였다.
위 감독의 성실함은 지도자 생활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2005년 인천 신한은행의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영주 임달식 감독 밑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2012년 우리은행으로 둥지를 옮겼다. 위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에 승부사 기질을 묶어 우리은행을 180도 바꿔놓았다. 그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우리은행을 단박에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선수단의 의식부터 바꿔놓았다. '에이스' 박혜진은 "힘들게 농구했던 때가 있다.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정상에 오른 우리은행은 매년 강해졌다.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6연속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물론 흔들릴 때도 있었다. 청주 KB스타즈, 용인 삼성생명 등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했다.
우리은행은 1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와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76대52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21승 4패를 기록하며 남은 5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1998년 WKBL 창설 뒤 통산 14번째 우승이다. WKBL 최다 우승 팀이다. 우리은행이 가는 길이 곧 WKBL의 역사다.
위 감독도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감독으로 9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WKBL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컵을 거머쥔 사령탑이 됐다. 압도적이다. 2위는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5회)이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위 감독도 많이 바뀌었다. 지도 스타일에 변화를 주며 유연하게 대처했다. 더 이상 마냥 무섭기만 한 '호랑이 감독님'이 아니다. 삼촌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이제 위 감독은 또 하나의 역사를 향해 달려간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1위 자격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선착했다.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역대 11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정조준한다. 위 감독은 챔프전 최다 우승 사령탑 기록(6회)을 갖고 있다. 최다 우승 기록경신을 향해 다시 달린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