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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정이' 김현주·故강수연→'소울메이트' 김다미·전소니…'女女케미' 물든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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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도 워맨스의 계절이 찾아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작품 속 남성 인물들 간의 관계성이 돋보이는 '브로맨스' 케미가 빛을 발했다면, 올해는 두 명의 여성 배우가 등장하는 여성 투톱물들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 예정이다. 애틋한 가족 이야기부터 끈끈한 우정 서사까지 다채로운 장르들이 가득 채웠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SF영화 '정이'에서는 고 강수연과 김현주의 모녀 관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됐다. 김현주는 연합군 소속 최정예 리더 출신이자 뇌복제 실험의 대상이 되는 정이 역을 맡아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정이의 딸 서현을 연기한 강수연은 크로노이드 연구소 팀장으로서 뇌 복제 실험을 이어가야 하는 복잡한 내면을 빈틈없는 연기로 표현했다.

앞서 두 사람이 한 작품 안에서 만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강수연이 지난해 5월 뇌출혈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남게 됐다. "강수연과 작품을 함께 한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는 김현주는 "현장에서 선배, 어른이 아닌 동료 배우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셨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강수연과 마지막 대화하는 장면을 꼽으며 "촬영 당시 울컥한 감정이 올라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배두나와 김시은은 8일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를 통해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먼저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콜센터 현장 실습에 나간 소희를 연기한 김시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캐릭터의 감정선이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후 배두나가 분한 형사 유진은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인해 끝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소희를 위해 부조리한 현실과 맞서 싸워나갔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장면은 거의 없었지만, 작품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동일했다.

또 배두나는 신예 김시은의 열연에 감탄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은이가 표현한 소희를 보고 이번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후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시은 역시 자신의 롤모델로 선배인 배두나를 언급하며 남다른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올봄에는 김다미와 전소니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내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운명처럼 서로를 알아본 친구끼리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걸 함께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김다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지만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미소를 연기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어 하지만, 가장 소중한 친구 하은(전소니)에 만큼은 진심을 다한다. 전소니가 그린 하은은 미소의 자유로움을 동경하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인물이다. 고요하고 단정한 모습 뒤에는 그의 단단한 속내를 엿볼 수 있어 전소니의 입체적 열연에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의 '찐친' 케미는 지난 3일 열린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전소니는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다미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욕심이 났다"고 밝혀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작품을 통해 진짜 '소울메이트'로 거듭난 김다미, 전소니의 이야기는 극장가를 따스하게 물들일 예정이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