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봄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들어 유독 장밋빛이다.
장기적 비전에서 육성해온 유망주들이 조금씩 빛을 보는데다, 팀내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포수와 유격수 자리를 A급 FA로 메웠기 문이다.
괌 캠프의 노진혁은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 벌써부터 팀 케미의 중심에 섰다는 이야기도 나올 만큼 '롯데 핵인싸'로 변모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노진혁(34)에겐 적지 않은 부담감이기도 하다. 12일 만난 그는 "올해 목표는 두자릿수 홈런과 0.800 이상의 OPS(출루율+장타율)"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50억 먹튀'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열심히 하고 있다. 사직 담장이 높아서 문제긴 한데…"라며 웃었다.
"올해 롯데의 키워드는 '수비'라고 생각한다. 수비할 때만큼은 깐깐한 남자이고 게 내 마음이다. 연습이라고 실책하고 잘 못 던지는 거 보고 싶지 않다. 관련해서 후배들과 같이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도 나눴다. 내가 쉴 땐 (이)학주나 (박)승욱이가 내 자리를 메워주지 않겠나. 나 또한 한발이라도 더 뛰고, 더 집중하고, 더 소리지르려고 노력중이다."
올해 롯데 캠프는 유독 뜨겁다.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의 세심하면서도 격한 컨디셔닝이 투수 타자 할 것없이 파김치로 만들고 있다. 선수들은 "말이 컨디셔닝이지 지옥 훈련"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노진혁은 "처음에 진짜 힘들었는데, 이젠 적응됐다. 재미있게 하고 있다"면서 "운동량이 많다보니 평소보다 몸이 좀 빨리 올라와서 오히려 조금 걱정하는 단계"라고 웃었다.
선발대로 오면서 함께 온 김민수와 친해졌다. '말많은' 김민수 덕분에 롯데 구단내 규율에 대해서도 배우고 쉽게 녹아들었다는 감사도 전했다. 최근에는 정 훈, 한동희, 이학주 등과도 많이 가까워졌다고. 고참임에도 얼리워크에 참여하고, 수비도 엑스트라 훈련을 자청하는 등 운동량만큼은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유격수' 노진혁의 위치 선정과 안정감, 범위는 모두에게 인정받는다. 하지만 유격수치고 수비범위가 좁고, 푸트워크가 기민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과거 겪은 허리부상에 대한 걱정도 따라붙는다.
수비 이야기가 나오자 노진혁은 '은사'를 떠올렸다.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이다. 노진혁은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전까지 NC의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동욱 감독님이 수비코치하실 때 위치 선정하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까지 유격수 보는 비결이다. 투수 사인 보고, 타자 성향과 스윙을 보고 타구가 어디로 갈지 예상하는 거다. 최근 들어 좀더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게 유격수 수비에서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순간적인 범위가 엄청나게 넓진 않겠지만, 아마 생각보다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모습을 보시게 될 거다."
괌(미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