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출발은 훈훈했지만, 끝은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이다.
2주차에 접어든 KBO리그 스프링캠프. 1월 말 일찌감치 출국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둥지를 튼 6개 구단의 캠프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가 애리조나의 주도인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과 메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가 2시간여 거리 투손에 머물고 있다.
초반 흐름은 비슷했다. 비시즌 기간 체력 훈련에 집중했던 선수들이 공을 만지고 감각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다. 각 팀별로 훈련 3번째 턴까지 소화한 상황. 롱토스, 불펜, 라이브피칭 등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투수들은 100%와 아직 거리가 있으나, 야수들의 컨디셔닝은 어느 정도 틀을 잡은 시기라 볼 수 있다.
캠프 초반 분위기는 훈훈했다. 짧지만 수 개월 동안 떨어졌던 동료, 코치진과 오랜만에 만나 비시즌을 돌아보고 새 시즌 희망가를 불렀다. 서로를 응원하고 끌어주면서 '원팀'이 되는데 초점을 맞췄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도 서서히 변화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중반에 접어드는 스프링캠프는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의 시간으로 접어든다. 투수진은 투구 수를 조금씩 끌어 올림과 동시에 라이브 피칭과 연습 경기를 통해 검증의 시간을 갖는다. 타자들 역시 이런 투수들과 맞섬과 동시에 각 수비 포지션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코치진은 비시즌 기간 구상해 온 여러 조합을 실험하면서 해답을 찾아가는데 골몰한다. 각 구단 별로 올 시즌 화두로 꼽히는 포지션을 집중 점검함과 동시에,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 언제든 1군에 올릴 수 있는 대체 자원도 찾아야 한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차출 변수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 미국에 머물고 있는 팀 중 한화를 제외한 5팀이 주축 선수들을 대표팀에 내준다. 이들의 빈 자리를 효율적으로 메우는 선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프로의 세계는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한다. 한 시즌 농사를 판가름하는 스프링캠프는 그 실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 모든 선수가 함께 출발했지만, 진정한 우열을 가려야 할 냉정한 평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