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가 영입한 새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장타를 많이 치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었다.
2022시즌까지 빅리그에서 백업급이지만 알찬 활약을 펼쳤던 그는 빅리그 통산 장타율 0.346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347타석에 들어섰던 2021시즌에도 67안타 중 홈런은 5개였고, 그 시즌 장타율은 0.35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대체 타자로 후반기 활약하며 우승을 함께했던 후안 라가레스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공격과 수비에 대한 객관적인 실력은 에레디아가 한 수 위라는 평가에 계약 했지만, 거포형 타자가 아닌 선수를 데리고 온 것이 의아할 수도 있다.
SSG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거포 외국인 타자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제이미 로맥이 2021시즌 20홈런을 치고 은퇴했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케빈 크론은 로맥과 비슷한 유형이라 판단했지만 성적이 부진해 중도 퇴출됐다. 크론은 243타석에서 11개의 홈런으로 확실한 장타력은 보여줬지만, 삼진이 68개였고 타율도 2할2푼대로 저조했다. 그후 SSG는 우승을 위해 노선을 틀어 라가레스를 영입했고, 큰 틈 없이 시즌을 마치는데 성공했다.
거포형 외국인 타자에 대한 욕심 없이 단타자 에레디아를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첫번째 이유는 에레디아의 타격을 분석했을 때 KBO리그에서는 빅리그보다 훨씬 많은 장타를 때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 지난 시즌 실패를 기반으로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김원형 감독은 "우리는 홈런 1위팀(2022시즌 138홈런으로 1위)이다. 거포가 오면 좋겠지만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봐왔다. 과거 두산 베어스 코치 시절 함께 했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같은 단타자로도 팀 타선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 팀에도 이런 유형의 타자가 와도 좋을 것 같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영입에 대해 구단과도 이런 부분을 두고 대화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팀의 미래 간판 타자로 키워야 할 거포 유망주 전의산의 존재다.
지난해 크론이 전반기에 부진해 2군에 내려갔을 때, 김원형 감독은 교체를 염두에 두지는 않고 있었다. 정말 기량을 회복해 돌아오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 사이에 데뷔 첫 1군 무대에 콜업된 1루수 전의산이 펄펄 날면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결국 크론을 내보내고 라가레스를 데려온 가장 결정적인 이유도 전의산 때문이었다.
물론 전의산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할 유망주다. 하지만 구단은 그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해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 김원형 감독은 "의산이를 키워야 하지 않겠나. 물론 당장 전의산이 모든 것을 다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의산이가 힘들면 1루 수비는 (최)주환이나, (오)태곤이도 할 수 있다. 그런 것을 감안해서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의산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이야기했다.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