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골든글러브 수상자가 공을 뒤로 빠뜨렸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난처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나성범이 공을 놓친 실수에 대해 팬들께 사과했다.
나성범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한 것에 대해 "팬들께서 많이 속상하셨을 거다. 죄송하다"라고 했다.
당시 나성범은 0-0이던 3회말 1사 1,2루서 조용호의 우측 큰 타구를 펜스까지 쫓아갔으나 제대로 펜스플레이를 못해 2점을 먼저 내줬다. 1루주자까지 홈을 밟게 한 것이 아쉬웠다. 이후 2사 2루서 앤서니 알포드의 짧은 우전안타 때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고, 1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짧은 안타였고, 강견인 나성범이었기에 아무리 2아웃이라고 해도 2루주자 조용호가 홈까지 쇄도하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나성범이 공을 놓치면서 1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3실점을 너무나 아쉬운 수비로 내주면서 분위기가 넘어갔고 결국 2대6으로 패하며 KIA의 가을은 1경기로 끝났다.
나성범은 "실수보다 우리의 전력대로 열심히 싸워서 졌다면 어쩔수 없었을 거다. 나도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그런 플레이로 인해 게임이 넘어가게 됐다"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였어야 했는데 후배들에게도 미안했다. 후배들에게 한 경기라도 더 가을 야구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줬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나성범은 이어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면서 "어떻게든 2경기를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했던 것 같다. 나도 팀이 바뀌고 첫 포스트시즌이라 급하게 했던 것 같다"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후회만 하고 살면 앞으로 전진할 수 없다. 나성범도 새로 시작한다. "이제 리셋 시켰다. 실수한 것은 실수 한 것이다. 되돌릴 수 없다.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 나성범은 2020년 NC 다이노스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그 멋진 기분을 KIA 동료들과도 느끼고 싶은 나성범이다. 6년간 150억원에 계약하고 KIA로 온만큼 우승을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지 않을까. 나성범은 "부담보다는 우승이 하고 싶다"며 "우승은 작년에도 하고 싶었다. 빨리 우승하고 싶다"라고 열망을 드러냈다. 투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