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빅보이' 이대호(41)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 마이크를 잡는다.
11일 야구계에 따르면 이대호는 SBS의 WBC 해설위원으로 합류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22년의 화려한 야구 인생을 마무리했다. 은퇴 시즌임에도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1의 빛나는 성적을 거두며 생애 7번째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은퇴 후에는 JTBC '최강야구',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활동중이다. 그 입담은 이미 방송을 통해 수차례 검증된 바다.
2010년 타격 7관왕, 유일무이 2차례의 타격 트리플크라운(2006 2010), KBO리그 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NPB)와 미국프로야구(MLB)까지 섭렵한 한국 야구의 레전드다. 선수 시절 13년간 8번이나 태극마크를 단 한국 야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그중 3번이 바로 WBC 무대였다. 2009년 준우승의 영광과 2013, 2017년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모두 선수로서 경험했다.
WBC 외에 '도하 참사'로 불렸던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우승을 차지한 2008 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5 프리미어12에도 출전했다. 말 그대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영광과 좌절을 현장에서 모두 겪은 주인공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명장면도 남겼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0-2로 뒤지던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한국 킬러' 와다 츠요시를 상대로 결정적인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역전승을 견인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프리미어12에는 손바닥 부상을 안고 출전,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역전 결승 투런포를 때려낸데 이어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초 역전 결승타를 쳐내며 역시 이대호임을 증명했다.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 결승에서 또한번 상대의 심장에 쐐기를 박은 명장면이었다.
그만큼 방송 3사가 모두 탐낸 인재였다. 하지만 이대호는 고민 끝에 '집사부일체'를 통해 인연을 맺은 SBS를 택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트윈스 주루코치를 영입, 마이크를 잡아 아들 이정후, 사위 고우석과 함께 'WBC 가족'을 꾸린 MBC를 상대로 SBS가 내놓은 한 수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