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세상만사 다 제쳐두고, 가장 재미있는 것은 싸움 구경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 시청자들은 '싸움'을 붙여야 확실한 재미를 느낀다. 아이돌도 서바이벌로 뽑는 세상에 가장 완벽한 '몸'을 찾는 여정은 더 없이 즐겁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피지컬: 100'은 MBC가 만들어 넷플릭스가 공개하고 있는 야심작.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프로그램이다. 레슬링, 격투기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이 등장하고 체조에 심지어는 치어리더까지 등장하며 가늠할 수 없는 전쟁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이끌었다.
'몸'이나 '피지컬'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단순하게 떠오르는 힘겨루기가 아니라. 근력, 밸런스, 지구력, 스피드, 유연성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통과한 한 사람이 진정한 최고의 몸이 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남녀노소의 신체적 차이를 고루 담아냈다는 장점도 있다.
당초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줄 알았던 승부들이 방송 내내 꾸준히 뒤집히는 것도 재미요소다. UFC로 이름을 날린 추성훈이나 격투기 선수 박형근, 그리고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과 체조선수 양학선 등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무조건적으로 '힘'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의 예상들은 '피지컬: 100'에서 완전히 깨어지는 중이다. 첫 대결부터 매달리기를 선보인 제작진은 이후에는 두 가지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공 빼앗기를 선보였다. 힘으로 빼앗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길었고 재빠른 발걸음으로 공간을 누비는 참가자들에게 당해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재미 포인트였다. 강한 몸의 기준이 힘이 아님을 한번 더 확인한 계기다.
'피지컬: 100'은 그동안 '강철부대'나 '가짜 사나이'처럼 한 방향의 체력 대결을 보여줬던 방송들에서 또 한 걸음 나아가 몸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던 것.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갓생'과 '보디 프로필' 등 건강과 관련한 다방면에 관심이 이어져온 가운데, 이 같은 예능의 탄생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만족을 주고 있다.
심지어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도 이 예능에 주목하고 있다. 장호기 PD는 최근 "'왜 한국에서만 하느냐'는 얘기를 하는 외국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를 추천한다며 사진을 보내주고, 스페인어로도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몸과 건강, 여기에 서바이벌에 대한 열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엿볼 수 있듯이 '피지컬: 100'은 국내에서 이미 OTT플랫폼과 TV를 통틀어 화제성 1위에 올랐고(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해외에서도 글로벌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8일, 플릭스패트롤 기준으로 '피지컬: 100'은 유럽을 포함, 총 38개국에서 정상에 오른 상태다.
시즌2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며 선을 그은 넷플릭스와 장호기 PD이지만, 이미 시즌1에서 한국인이 아닌 더스틴 니퍼트 등이 출연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해외판의 제작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 이미 해외 각국에서는 참가자들을 추려보는 네티즌들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또 해외판 제작에 대해서도 제작진의 마음이 열려 있어 '피지컬: 100'이 '오징어 게임'과 같이 또 하나의 수출형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피지컬: 100'은 총 9부작으로, 이제 3회 정도만을 남겨두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