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비수기 극장가 멱살 잡고 이끄는 일본 애니메이션 광풍이 꺼질 줄 모른다. 덕심의 마음을 제대로 꿰찬 일본 애니메이션은 자막에 더빙 버전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N차 관람을 유도하며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극장을 점령, 봄 극장까지 무서운 화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올해 일본 애니메이션 광풍 포문을 연 작품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다. 90년대 만화계를 뜨겁게 달군 '슬램덩크' 완결 이후 26년 만에 제작된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TV 버전 애니메이션에서는 미처 다루지 않았던 최종 보스 산왕공고와의 인터하이 32강전을 영상화해 더욱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박스오피스 5위권 내 안착하며 할리우드와 국내 블록버스터 흥행작들 사이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얻기 시작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4주 차였던 같은 달 27일 쟁쟁한 경쟁작을 꺾고 흥행 1위로 역주행에 성공하며 '슬램덩크 신드롬'을 입증했다.
흥행 고지를 찍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질주는 탄력을 받아 제대로 폭주했다. 무려 12일 연속 흥행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누적 관객수 243만6507명을 돌파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너의 이름은.'(16,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379만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04,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261만명에 이어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3위에 랭크됐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기록까지 단 17만7536명을 남겨 둔 '더 퍼스트 슬램덩크'. 2월 극장까지 장기 흥행을 이어간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기록까지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물꼬를 튼 올해 일본 애니메이션 광풍은 오는 3월 8일 개봉하는 '스즈메의 문단속'(신카이 마코토 감독)으로 흥행 바통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뒤를 잇는 일본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날씨의 아이'(19) 이후 4년 만에 국내 관객을 찾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감성 그림체와 재난·환경을 다룬 묵직한 메시지의 집약체로 국내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앞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의 최고 흥행작 '너의 이름은.'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믿고 보는 '흥행킹'으로 거듭났다. '너의 이름은.'은 2016년 일본 개봉 당시 누적 1928만명, 흥행수입 251.7억엔을 동원, 12주 연속 흥행 1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일본 역대 애니메이션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02,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다음으로 가장 높은 흥행수입을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379만명을 동원하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부활 신호탄을 쐈다.
이러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국내 극장가에 등판, 이번에도 심상치 않은 광풍을 예고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앞서 지난해 11월 11일 일본에서 선개봉됐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인 133만명 기록을 시작으로 일본 흥행 수입 133억엔 돌파, 지난 3일 기준 1000만1778명의 관객을 달성하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1063만명)에 세 번째 1000만 기록을 세우며 '트리플 천만'이라는 경이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일본 내 흥행 기록은 '모노노케 히메'(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01) '하울의 움직이는 성'(04) '벼랑 위의 포뇨'(08)까지 '쿼드러플 천만' 기록을 보유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외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트리플 천만'으로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으로 초청, 미야자키 하야요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황금곰상 수상 이후 무려 21년 만에 경쟁 부문으로 진출한 작품으로 의미를 남겼다.
이처럼 '너의 이름은.'을 통해 국내 극장 일본 애니메이션의 광풍 신드롬을 일으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전 세계 평단의 호평을 얻은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국내 극장가에 완벽히 상륙,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뒤를 잇는 역대급 흥행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