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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억→16억' ML 대신 韓택한 남자, '이대호의 존재감' 이어받을까 [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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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의 38.8%만 뛰었는데, 연봉이 4배로 뛰었다. 하지만 타선 전반에 걸쳐 큰 우산을 펼쳐줬던 '빅 보이'가 더이상 없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처한 입장이다. 올해야말로 팀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줘야한다.

팀은 메이저리그 대신 KBO리그에서의 2년차를 택한 그에게 확실한 연봉을 안겨줬다. 시즌 도중에 합류해 연봉 31만 달러에 불과했던 그는 올해 총액 13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성적은 56경기 동안 타율 3할3푼 8홈런 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5. 롯데 관계자는 렉스의 연봉 조건에 대해 "표면적인 성적도 준수했지만, 렉스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고 실제로 러브콜도 받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도전에 실패한 뒤 롯데로 돌아온 스트레일리와는 입장이 다른 셈.

은퇴 시즌에도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 OPS 0.881을 찍어줬던 이대호가 더이상 없다. 유강남과 노진혁을 보강하며 팀 전력 자체는 크게 향상됐다. 특히 타선과 수비진의 전반적인 짜임새가 좋아졌다. 하지만 이대호가 빠진 공격력의 공백을 메우기엔 아직 부족하다.

찬스에 유독 강했던 렉스의 폭발적인 활약이 필요하다. 득점권 타율 4할4푼9리(58타수 22안타)는 렉스가 뛴 기간 리그 전체 1위의 기록. 4홈런 29타점이란 알토란 같은 수치도 돋보인다. 은퇴식에서 이대호가 "롯데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이제 풀시즌에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2023년은 래리 서튼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다. 이를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이대호만한 존재감이 빠지는 걸 달가워할 사령탑은 없다. 서튼 감독은 지난 시즌 중 이를 묻는 질문에 "세상 어느 감독이 20홈런 100타점을 보장하는 선수를 붙잡고 싶은 마음이 없겠나"라며 내심 은퇴 번복을 권했다. 올해 롯데를 바라보는 야구 관계자들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가 뭔가 보여줄 ‹š가 됐는데, 이대호가 1년 더 뛰었다면' 하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하지만 이대호의 은퇴는 이미 현실이다. 한동희를 비롯한 유망주들의 성장과 렉스의 각성이 필요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