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선수 잘 키우기로 유명한 김도균 수원FC 감독(46)의 2023시즌 픽은 '히든카드' 박철우(26)다. 수원FC의 올 시즌 고민은 왼쪽 윙백이었다. 2022시즌 든든하게 왼쪽을 지켰던 박민규가 군입대했다. 공격을 강조하는 김도균식 축구에서 좌우 윙백의 경기력은 매우 중요하다. 당초 황순민을 1번 왼쪽 옵션으로 생각했던 김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임대에서 돌아온 박민규를 주시했다. 박민규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원FC의 주전 자리를 꿰찼고, 벤투호까지 승선했다.
김 감독은 새 선수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마땅한 자원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황순민은 여전히 제 폼을 찾지 못했다. '백업' 김상원마저 떠났다. 기존의 정동호에 오인표까지 임대로 온 오른쪽에 비해 왼쪽 고민은 더욱 커졌다. 외부 수혈에 실패한 김 감독은 내부로 눈길을 돌렸다. 충남아산 임대를 마치고 온 박철우가 눈에 띄었다.
박철우는 무명이었다. 2020년 K4리그의 포천시민구단에 입단해 가능성을 올렸다. 두 시즌 동안 51경기에서 17골을 넣었다. 김 감독은 박철우의 잠재력을 눈여겨 봤다. 영입 후 곧바로 충남아산에 임대를 보냈다. 박철우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충남아산 박동혁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특급 조커로 자리매김했다. 25경기를 뛰어 1골을 넣었다.
김 감독은 돌아온 박철우의 공격력에 주목했다.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 수준급의 돌파력까지. 무엇보다 '독기'를 확인했다.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었다. 김 감독은 왼쪽 윙백 자리에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박철우는 똑 부러지는 활약으로 지금까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훈련은 물론 연습경기마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만족스럽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이 좋다"며 "경기 운영 능력과 세기, 수비 상황에서의 위치 등을 잘 보완한다면 K리그1에서도 통할 자원"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라스, 무릴로, 박주호, 이승우, 박민규 등 매시즌 히트상품을 만들었다. 내리막이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김 감독의 손에서 다시 태어났다. 올해는 박철우 차례다. 박철우까지 터진다면 수원FC의 왼쪽은 큰 걱정이 없을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