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방건설 신축 아파트에서 스프링클러 배관 동파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9~10월 입주가 시작된 인천의 아파트 단지 2곳에서 일어난 연이은 누수가 하자 논란으로 확대된 것. 대방건설이 국토부 집계 하자 건수 최다를 기록했던 '흑역사'까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 검단 아파트 2곳에서 스프링클러 동파 추정 '물난리'
지난달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시 서구 원당동의 '검단신도시 3차 디에트르 리버파크'의 한 가구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영상이 올라오며 논란이 됐다. 실내 천장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듯 물이 떨어졌고, 금세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1층 공동현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2층 높이의 천장에서 쉴 새 없이 물이 쏟아져 내렸다.
디에트르 리버파크는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최고 29층, 7개 동, 722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입주한 지 3개월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셈이다. 해당 영상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신축 아파트 하자가 화제가 됐다.
이뿐 아니다. 인근의 '검단신도시 2차 디에트르 더힐'에서도 최근 같은 문제가 일어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해당 아파트 한 가구의 침실과 실외기실 사이의 천장에서 스프링클러 배관이 터지면서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쏟아지는 물에 바닥이 침수됐으며 이후에 거실 바닥이 들뜨고,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생기는 피해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준공한 해당 아파트는 총 21개 동 1417세대로 이뤄져 있다. 이번 사고 역시 입주 후 3개월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디에트르 더힐은 지난 2021년 세계문화유산인 왕릉 근처에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고층아파트가 지어져 '왕릉뷰 아파트'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동파에 대비한 건설사 측의 설계와 사전점검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기온이 낮아지면서 배관 안의 물이 얼고, 팽창하면서 배관이 터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아파트 환경에 맞춘 사전점검과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방건설은 연이은 한파에 스프링클러 동파로 추정되는 누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누수 현장에 대해선 신속히 처리를 완료했고, 사고 원인 및 사후 처리방안에 대해서는 시공업체에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전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재발방지책 등을 검토 중이고, 해당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에 소명할 예정"이라며 "피해 입주민과는 피해 규모 확인과 보상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자 1위 건설사' 불명예…"품질점검, 모니터링 강화"
대방건설의 이 같은 잇단 하자는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방건설은 지난 2021년 '하자 1위 건설사'로 정치권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8월까지 국토부 하자 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하자 심사 건이 많은 상위 20개 건설사(2021년 8월 세부사건 기준) 중 가장 많은 하자가 나타난 건설사는 대방건설이다. 접수된 928건 중 438건이 하자 판정을 받았다. 다음은 계룡건설산업 398건, DL이앤씨 387건, HDC현대산업개발 351건 등의 순이었다.
당시 허영 의원은 "국토부가 매년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시공 품질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라며 "공공주택의 품질 향상과 하자 저감, 일부 브랜드 아파트들의 가격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시평 제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에서 14위(평가액 2조 4863억원)를 기록한 건설사다.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27위→15위→14위로 꾸준히 시공 능력 평가 순위가 상승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며 대기업 집단에 편입됐고, 아파트 브랜드 '디에트르'를 론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물난리 사태로 '하자 1위 건설사'라는 불명예까지 재차 '소환'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소비자들의 외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 전 학장은 "사고 관련 논란이 일었던 만큼 향후 아파트 브랜드 선택에서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며 "대규모 아파트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설계와 관리 부분에서 보다 세심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방건설은 고객 만족 시스템 운영과 모니터링에 힘쓰며 이미지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 초기부터 준공까지 정기적인 품질점검과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현장 여건 등을 고려해 신규 공법 및 보다 세분화된 공사 지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자체 품질 점검 시 하자를 사전에 발취 후 보수해 입주 전 품질을 향상하고, 수시 모니터링 및 발생한 하자에 대해 추적관리를 진행하겠다"며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