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최근에 이런 외국인 선수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최근 KBO리그를 찾는 외국인 선수들은 KBO리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한국의 야구 스타일이나 응원문화, 음식 등에 대해 여러 정보를 가지고 왔다. KT 위즈의 웨스 벤자민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러브콜이 오자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특히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추천을 받고 많은 정보를 듣고 와서 스프링캠프부터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KIA 타이거즈의 아도니스 메디나는 좀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국 야구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메디나는 한국야구에 대해 들어본 것이 있냐는 질문에 "한국 야구에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몇번 들어본 적은 있다"면서 "한국 야구에 대비해 준비한다기 보다는 그냥 평소 원래 준비하는 대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KBO리그에서 뛴 선수들로부터 조언을 들은게 있냐고 묻자 "그런건 없었다"라고 했고, "미국 야구는 익숙해졌다. 한국 야구가 어떨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어떤 단어로 다가가고 싶냐고 묻자 "올라(hola·안녕)"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대화의 시작이 인사이지 않나. 팬들과 소통하고 가까워지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메디나는 한국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KIA 선수들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매운 음식을 잘 못먹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제공되는 한식도 잘 먹으며 적응하고 있다고.
한국 야구를 잘 몰라도 메디나의 실력은 기대를 갖게 한다.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구위형 투수인 메디나는 제구력도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힘있는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메디나가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해 팬들과 반갑게 '올라'라고 인사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투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