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선수 30명 중 6명이 LG 트윈스 소속이다. '주장' 김현수를 비롯해 내야수 오지환, 외야수 박해민, 투수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이 대표팀에 선발됐다. 한화 이글스 선수는 1명도 없는데, 특정팀 선수가 전체 인원의 20%를 차지한다. 메이저리그 선수 2명을 빼면 비율이 더 올라간다. 좋은 선수를 다수 보유한 LG의 전력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일본대표팀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야쿠르트 스왈로즈 선수가 각각 4명으로 가장 많다. 요미우리에선 투수 도고 쇼세이와 다이세, 포수 오시로 다쿠미, 내야수 오카모토 가즈마가 명단에 들었다. 야쿠르트 선수로는 투수 다카하시 게이지, 포수 나카무라 유헤이, 내야수 무라카미 무네타카, 야마다 데쓰토가 포함됐다. 일본 국내리그 12개 구단에서 빠짐없이 대표 선수가 나왔다.
그런데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는 WBC에 출전하는 선수가 12명이다.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까지 포함해 미국 등 5개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나선다. 내야수 피트 알론소, 제프 맥닐, 투수 브룩스 레일리, 애덤 오타비노가 미국대표다.
내야수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투수 에드윈 디아즈, 포수 마이클 페레즈는 푸에르토리코대표팀의 일원이고, 내야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투수 호세 킨타나, 포수 오마 나바에즈가 베네수엘라대표로 나간다. 또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2명이 영국, 이탈리아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시킨 국가대항전이다. 세계 각국의 최고 선수가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주축 선수가 자국 대표로 출전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여러 구단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소속 선수 12명을 내줘야하는 팀이라면 반길 수 없는 일이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리는 대회다보니 부상이 위험이 있다. 리그 일정보다 빨리 실전이 가능한 몸을 만들다보면 몸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가 소속팀에서 부진했던 사례가 있었다.
또 주축 선수가 빠진 채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소속 선수들의 몸 상태, 컨디션을 정확하게 직접 체크하기 어렵다. 일부 팀들이 소속 선수들의 대표팀 참가에 소극적인 이유다.
미국 언론은 '벅 쇼월터 감독이 WBC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12월 뉴욕 메츠 지휘봉을 잡은 쇼월터 감독은 두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 메츠는 지난 오프시즌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올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뉴욕 메츠 외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다수의 선수가 출전이 예정돼 있다. LA 에인절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 두 주축선수가 일본과 미국대표로 나선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