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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호, 하나 같이 "미끄럽다"는 WBC 공인구…일본 투수들도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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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엔트리에 포함된 30인의 선수들은 일찌감치 공인구 적응 중이다.

다음달 개막할 WBC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공인구인 롤링스사 제품을 공식 경기구로 사용한다. KBO리그 공인구는 스카이라인에서 제작하는 공이다. 겉보기에는 특별히 다를 것 없는 야구공의 형태지만, 막상 만져보면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두 제품은 가죽 종류와 실밥 높이가 다르다. 육안으로 식별하는 것과 직접 만져서 느껴지는 감각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나 투수들은 손의 감각이 예민하다. 공의 차이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KBO가 대표팀 투수들에게 일찌감치 공인구를 나눠준 것도 적응을 위해서다. 아직 대표팀 소집일까지는 시간이 있어서, 선수들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신 소속팀에서 투구를 할 때에도 대표팀 선수들은 WBC 공인구를 사용한다.

선수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더 미끄럽다"는 반응이다.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에서 WBC 공인구로 첫 불펜 피칭을 마친 후 "메이저리그에 있을때 던졌던 공(롤링스)이라 크게 이질감은 없지만, 오랜만에 던지기 때문에 조금 어색하다. 던질 수록 적응해가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고 했다. 양현종은 과거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뛸 당시 이미 충분한 경험을 했다. 같은 팀 후배이자 이번 WBC 대표팀에 함께 가게 된 이의리는 "살짝 미끄러운 느낌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나머지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김광현(SSG) 정도만 어색함이 가장 덜 할 수 있다.

공인구 적응 삼매경은 일본 대표팀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일본 투수들도 일본프로야구(NPB) 공인구보다 WBC 공인구가 상대적으로 "미끄럽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하고 있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도 "공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투수들의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계할 정도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다카하시 케이지는 "지난 가을 대표팀 연습 경기 이후부터 WBC 공인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날씨나 습도에 의해서 감촉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다카하시는 "건조할때도 있고, 미끄러울 때도 있다. 그런 변수는 경기 도중에도 일어날 수 있으니, (감촉에 따라)투구를 어떻게 바꿀건지, 어떤 구종이 유효한지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구보다는 직구 제구가 더 힘들다. 손가락이 걸리는 부분에서 오른쪽 타자의 인코스로 들어가는 제구가 잘 안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서는 "WBC 공인구가 상대적으로 품질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미끄러운 현상도 일어난다"고 보는 시선도 있었다. 과거에도 WBC에서 미국 공인구를 사용했었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는 "공인구에 따라 통하는 구종, 안통하는 구종이 있다. 투수에 따라 다르지만 그걸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