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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정반대의 삶…'형' 성빈이 '동생' 성빈에게 해주고픈 말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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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에는 '성빈'이란 이름이 3명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포지션도, 캐릭터도 천차만별이다.

1m97의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155㎞의 강속구가 돋보이는 투수다. 그에 걸맞는 스플리터와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갖췄다.

윤성빈(24)은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이미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1차 지명이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압도적인 재능이었다. 부산고 시절 혹사도 없었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한지 이제 7년차, 윤성빈의 올해 연봉은 여전히 3100만원에 불과하다. 신인 시절 1군에서 18경기(선발 10)에 등판, 50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다. 이후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각각 1경기에 등판한 게 전부다. 통산 이닝은 단 1⅓이닝 늘어나는데 그치며 부산 야구팬들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사이드암으로 던져도 150㎞를 넘길 만큼 잠재력만큼은 여전하다. 배영수 투수코치의 강력한 주장으로 올해 괌 스프링캠프에 합류, 집중 조련을 받고 있다. 배 코치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를 사직구장에서 개최, 2군 투수들에게 사직 마운드 경험을 선물하는 등 롯데 투수진의 체질 개선에 전념해왔다. 윤성빈은 다시 한번 뜨거운 주목 속에 스스로를 가다듬고 있다.

반면 황성빈(26)은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작은 체격으로 인해 대학을 거친 뒤에야 프로에 입문했다. 데뷔 시즌을 치르기도 전에 군대부터 다녀온 뒤에도 여전히 시선에서 벗어나 있었다. 작년 봄, 롯데는 무주공산 외야의 주인을 찾느라 1군 스프링캠프에 유망주들을 대거 콜업했지만, 황성빈은 2군 캠프에 남아 외롭게 훈련에 매진하는 신세였다.

좌절하지 않고 노력했다. 미등록 선수 신분이던 황성빈은 5월이 되자마자 곧바로 등록, 1군 콜업을 받았다. 처음 올라올 때만 해도 의문어린 시선이 가득했을 만큼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어느덧 당당한 주전 중견수로 자리잡았다. 유니폼 앞섶이 흙투성이가 되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만큼 근성 넘치는 플레이는 팬과 코치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롯데에 없었던 선수, 에너지가 넘친다"는 찬사가 뒤따랐다. 시즌 타율이 3할에 가까울 만큼(2할9푼4리) 날카로운 배팅도 인상적이었다.

황성빈은 "윤성빈이 입단은 나보다 빨랐지만, 나이는 내가 형이다.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 이어 "옆에서 봐도 정말 한눈팔지 않고 야구만 열심히 하는 선수다. 나처럼 간절함이 가득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둘이 같이 뛰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윤성빈이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던지고, 황성빈이 수비하는 날이 올해는 꼭 왔으면 좋겠다."

윤성빈과 황성빈 외에도 상무에 몸담고 있는 손성빈(21)도 있다. 오는 6월 전역할 예정이다. 손성빈 또한 롯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유망주 포수다. 올해 FA 포수 유강남이 합류함에 따라 손성빈은 한결 마음편하게 1군 무대 도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