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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인터뷰]'김포의 혼' 이상욱 "김포와 K리그1 무대 밟는게 마지막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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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포FC와 함께 K리그1 가는게 은퇴 전 꿈이다."

'캡틴' 이상욱(33)의 미소였다. 김포FC는 지난 시즌 K리그2 무대를 밟았다. 고정운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 K3리그부터 함께한 선수들을 중용했다. 그 중 하나가 골키퍼 이상욱이었다. 이상욱은 고 감독의 '믿을맨'이었다. 주장 완장까지 채워줬다. 이상욱은 확실한 리더십으로 팀의 중심을 잡았고, 김포는 입성 첫 해 기업구단 전남 드래곤즈와 부산 아이파크보다 위인 8위에 올랐다.

이상욱은 올해도 김포의 캡틴이다. 그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김포가 전지훈련 중인 전남 순천에서 만난 이상욱은 "2000년생 아래가 10명은 되는 것 같다. 내가 최고참이 될 정도로 팀이 어려졌다. 이들을 잘 이끄는 것이 새 시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상욱을 더 열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이유가 있다. 팀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이다. 그는 "K3리그 시절부터 함께한 선수들이 이제 나 포함해, 4명 밖에 안된다. 거기에 주장까지 맡고 있다. 아무래도 자부심이 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상욱에게 K리그는 아픔이었다. 2014년 드래프트를 통해 '명가' 수원 삼성에 입단했지만,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다.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이상욱은 2017년 1월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초반 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자리잡나 했는데, 상무 입단 실패 등이 겹치면서 다시 내리막이었다. 2018년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수원FC에서 방출된 이상욱은 눈물을 흘리며, 김포FC의 전신인 김포시민축구단에 둥지를 틀었다.

김포는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포에서 핵심으로 뛰며 경기력을 회복했고, 팀은 K리그 무대까지 올라왔다. 김포의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이상욱은 감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이상욱은 "고 감독님이 오시기 전부터 팀에 있었다. 그때는 막말로 동호회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장비 담당까지 생겼다"고 웃었다. 사실 군복무를 마치고 타팀으로 이적할 기회도 있었지만, 그는 김포에 의리를 지켰다. 이상욱은 "여러 팀에서 관심을 보이셨다. 감독님이 더 해보자고 해서 1년을 더 하게 됐는데, 팀이 K리그로 간다고 하더니 빠르게 진행이 되더라. 대우도 해주셨고, 나를 믿어주시기도 하고, 마음도 편하고, 여기서 끝까지 해야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이상욱이 김포에 남은 이유, 고 감독의 존재가 컸다. 그는 "운동장에서는 호랑이 같으시다. 우리 딸이 다섯살인데, 감독님 이야기 하면 호랑이 선생님이라고 한다"며 "정말 속도 깊으시고, 열정도 넘치신다. 아직도 지적해주시면 무서울때가 있지만, 3~4년 겪고 보니 참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해 그토록 그리워 했던 K리그에서의 1년을 보낸 이상욱은 "갈증을 많이 씻었다"고 했다.

이제 이상욱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선방률은 높았는데 실점률이 너무 높았다. 올 시즌 더 집중해서 할 생각"이라며 "플레이오프도 가보고, 시상식에도 가보는 한해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최종적인 꿈은 김포와 K리그1에 가는 것이다. 아직 K리그1에서 뛰어보지 못했는데, 은퇴하기 전에 한 경기라도 해보고 싶다. 그게 김포와 함께 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진짜 눈물날 것 같다"고 했다.

순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