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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40% 인상→등번호 1번 쟁취…이젠 당당한 전준호 후계자 "만족? 아직 멀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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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대졸 신인이 입단 후 첫 시즌을 뛰지도 않고 군대부터 해결했다. 하지만 '무주공산' 주전 쟁탈전이 벌어진 1군 스프링캠프에는 부름조차 받지 못했다.

외야수가 단 두 명 남은 2군캠프, 그 중 1명이 바로 황성빈(26)이었다. 미등록 신분이었던 그는 빠르게 인정받고 5월에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주전 한 자리를 따냈다.

올해는 입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2023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중견수로 가장 유력한 선수다. 황성빈에겐 데뷔 첫 1군 스프링캠프다. 속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팀내에서 손꼽히는 빠른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는 근성의 소유자다. 코칭스태프조차 반할 만큼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노력의 화신이다. 래리 서튼 감독이 "우리 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 "선수단 전체에 에너지를 주는 선수"라고 거듭 칭찬한 이유다.

실질적인 프로 첫해였던 지난해, 타율 2할9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07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선구안은 아직 부족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나아질 거란 자질은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 컨택 능력이 좋고, 자신의 스피드를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주자로 나갔을 때 순간적인 판단에 따른 주루 플레이는 단연 팀내 최고라는 평. 지난해 주루사가 단 1개도 없었다. 그에 비해 도루 능력은 조금 부족하다(10개, 45%). 김평호 코치에게 집중 조련받은 결과를 보여줄 때다.

지난 겨울 모교인 제주 소래고에서 훈련했다. 출신 프로 선수가 단 5명인 소래고의 영웅이다. 황성빈은 "1군 선수로서 후배들을 만나니 신기했다. 학교 다닐 때 프로가 되려고 정말 열심히 했었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 등번호 1번을 따냈다. '에이스의 번호'를 탐내는 투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황성빈 역시 전부터 1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고, 최종 승리자가 됐다. 프로 통산 549도루의 소유자, 롯데를 대표하는 '대도' 전준호의 번호를 달게 됐다.

"1번을 달게 되서 너무 좋다. 형들에겐 제가 양해를 구했다. 현역 시절 전준호 코치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롯데가 무려 3명의 FA를 영입함에 따라 가슴졸이는 시간도 보냈다. 하지만 이제 막 빛을 본 그가 타 팀으로 이적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황성빈은 "작년보다 나도 팀도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작년 연봉은 3000만원이었다. 올해는 7300만원이다. 무려 140% 인상률로 팀내 1위. 황성빈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확고한 시그널이다.

하지만 올해도 경쟁을 피할 순 없다. 외야 한 자리는 외국인 선수 잭 렉스의 차지다. 두산 출신 안권수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한다.

여기서 만족할 순 없다. 황성빈은 "신경써주신 팀에 감사하다. 저한테 많은 기회를 주셨고, 또 잘했다고 인정하고 보답해주신 것"이라며 "더 잘해야한다. 남다른 새해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