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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37세에 대표팀 주전 1루수. "마지막 대표팀. 후회없이 귀국하고 싶다."[애리조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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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팀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WBC까지 이어지게 됐다.

KBO는 6일 최지만의 WBC 불참 소식을 알려왔다. 최지만이 소속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몸상태를 이유로 최지만의 출전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KBO는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 외야수 최지훈을 뽑았다.

WBC 주전 1루수가 불참하게 되면서 WBC 대표팀의 주전 1루수는 박병호(37)가 뛰게 됐다. KBO가 최지만을 대신해 1루수가 아닌 외야수 최지훈을 뽑은 이유중 하나는 박병호의 몸상태였다. 지난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당했던 박병호는 꾸준한 재활 치료로 이제는 충분히 타격과 주루, 수비를 할 수 있는 상태다.

박병호도 "지금 상태가 충분히 수비까지 가능하다. 아직 WBC까지 한달이 남았으니 대회때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몸상태에 대해 자신있게 말했다.

수술을 받았다면 박병호 대신 다른 선수가 대표팀에 뽑혔을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는 지난해 9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서 좌중간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달려 세이브가 됐다. 하지만 슬라이딩 때 왼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고,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진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3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왼쪽 발목의 바깥 인대 2개가 끊어졌고, 안쪽의 작은 인대 하나도 끊어졌다. 당시 소견은 수술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팀과 포스트시즌을 함께 하고픈 마음에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다. 병원에서는 한달 후에 수술을 받아도 된다고 했고, 박병호는 되는데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재활을 했다.

결과는 극적이었다. 빠르게 회복세를 탄 박병호는 수비는 힘들지만 타격까지는 가능한 상태를 만들었고, KT 이강철 감독은 그를 지명타자로 기용해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포스트시즌을 마친 이후에도 박병호는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다. 이미 상태가 호전된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수술을 택할 필요가 없었던 것.

수술을 하지 않은 것이 박병호가 WBC 대표팀에 발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만약 수술을 받았다면 재활 기간 등이 필요해 대표팀에 뽑히기 쉽지 않았다.

박병호는 "대표팀은 항상 무게가 있는 자리인 것 같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꼭 이겨야 하고, 이겨야 하는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면서 "이전 국제대회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고, 많은 질타도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이 나에겐 진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대표팀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준비를 잘하고, 내 역할을 다해서 대회가 끝났을 때 후회없이 귀국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말했다. 투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