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라모폰(그래미 트로피) 이상의 무관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수상이 끝내 불발됐다.
6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이하 그래미)가 열렸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시상식에서 베스트 뮤직비디오,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올해의 앨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래미는 방탄소년단의 편이 아니었다.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서는 지난해 발표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 타이틀곡 '옛 투 컴'으로 아델 '이지 온 미', 도자캣 '우먼', 켄드릭 라마 '더 하트 파트5', 해리 스타일스 '애즈 잇 워즈', 테일러 스위프트 '올 투 웰 : 더 쇼트 필름'과 경합을 벌였지만 트로피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갔다.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로 후보에 올라 아바 '돈트 셧 미 다운', 카밀라 카베요-에드 시런 '뱀뱀', 포스트 말론-도자 캣 '아이 라이크 유(어 해피어 송)', 샘 스미스-킴 페트라스 '언홀리' 등과 경쟁했으나 그래미의 선택은 샘 스미스-킴 페트라스였다. 그래미에서 트랜스젠더 가수가 수상한 것은 킴 페트라스가 처음이다.
올해의 앨범상 부문에서는 '마이 유니버스'가 수록된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로 콜드플레이와 함께 후보로 지명됐지만 그래미 최고의 영예는 영국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해리스 하우스'가 차지했다.
아쉬움은 크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일찌감치 석권했다. 특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주요 부문 상인 올해의 아티스트상까지 받아내며 대중성과 인지도를 모두 인정받았다. 또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 1위 고지를 밟기도 했던 만큼 수상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긍정론이 셌다.
그러나 수상 여부와 별개로 방탄소년단은 또 한번의 대기록을 추가하는데 성공했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벌써 3번째였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초청되며 처음 그래미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릴 나스 엑스와의 합동공연이 성사되며 K팝 아티스트 최초의 그래미 무대를 꾸몄다. 2021년에는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버터'로 같은 부문 후보로 지명된데 이어 K팝 최초의 단독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는 무려 3개 부문에 후보로 지정되며 K팝 가수 최초로 3년 연속 그래미 노미네이트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 빌보드 차트 성적에 기반을 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대중 투표에 큰 비중을 두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달리 그래미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수상자(작)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그래미에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는 것 자체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성을 인정받은 것이라 의미가 깊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서는 비욘세가 '그래미의 여왕'다운 입지를 뽐냈다. 비욘세는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레코딩, 베스트 트래디셔널 R&B 퍼포먼스, 베스트 R&B송,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뮤직 등 총 4관왕, 누적 32회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이로써 비욘세는 헝가리 출신의 영국 지휘자 게오르기 솔티가 1997년 세운 수상기록(31회)을 갈아치웠다. 이와 함께 비욘세는 통산 88회 그래미 노미네이트라는 기록도 썼다. 이는 그의 남편인 제이지와 타이 기록으로 '가장 많이 그래미 후보에 오른 부부'가 됐다.
이밖에 4대 본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는 보니 레이트 '저스트 라이크 댓'이, 올해의 레코드는 리조 '어바웃 댓 타임'이 차지했다. 신인상은 재즈 뮤지션 사마라 조이에게 돌아갔다.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