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4년 최대 50억원의 FA 계약으로 자이언츠 맨이 된 내야수 노진혁(34).
지난달 1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입담을 뽐냈다.
친정 NC와의 낙동강 더비에 대한 기대감도 표현했다.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다 이제는 상대 팀이 된 절친 동생 박민우(30)와의 경쟁 의식도 숨기지 않았다. 노진혁은 "이제 롯데와 NC 경기는 나와 박민우의 싸움 아닐까"라며 멋진 승부를 다짐했다.
전 동료 NC 투수들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구창모와 김영규와 맞붙고 싶다"고 했다. NC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노진혁은 "둘 다 좌투수고, 볼이 좋기 때문에 언젠가 대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왼손 타자이면서도 두 왼손 투수들을 꼭 짚어 언급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비로소 '좌투수 컴플렉스'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노진혁은 2021 시즌까지 커리어 내내 좌투수에게 약했다.
강한 손목 힘을 바탕으로 끌어당겨 담장을 넘기는 전형적인 풀히터.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좌완투수의 공에 약점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021년까지 노진혁은 왼손투수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통계에 따르면 노진혁은 데뷔 후 2021 시즌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2할2푼4리로 약했다. 장타율 3할2푼, 출루율도 2할8푼6리에 그쳤다. 우투수 상대 타율 2할6푼5리, 장타율 4할3푼2리, 출루율 3할3푼7리, 유독 강했던 언더투수 상대 타율 3할3푼5리, 장타율 5할5푼, 출루율 3할8푼4리에 비하면 크게 못미치는 수치.
처음으로 20홈런을 치며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2020년 조차 왼손투수 상대로 타율 2할1푼3리, 장타율 3할6푼1리, 출루율 2할5푼으로 좌투수 컴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2022 시즌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처음으로 좌투수 상대 타율이 2할8푼8리로 우투수 상대 타율(0.272)를 넘어섰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을 무리해서 끌어당기지 않고 결대로 밀어치기 시작하면서 좌측 선상 타구가 늘어난 덕분이었다. 롯데 이적 첫해인 올 시즌은 좌투수 컴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했지를 가늠할 시즌.
친정인 NC 최고의 좌완으로 꼽히는 구창모 김영규와의 맞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구창모 김영규는 투구 시 디셉션 동작이 좋아 왼손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든 투수들. 전 동료 둘을 극복한다면 노진혁의 롯데 이적 첫 시즌은 성공적인 연착륙이 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