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턴=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이 행동 하나하나에는 절망감이 묻어있었다.
황희찬은 4일 오후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에서 선발출전해 팀이 2-0 리드한 전반 39분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상대 진영에서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타고 전력질주하던 도중 뜀을 멈추고 오른 허벅지 뒷근육을 어루만졌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을 때 하는 행동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잔디 위에 누워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땅을 쳤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의료진의 손을 잡고 간신히 일어나 다리를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황희찬은 이날 전반 5분 상대 박스 안에서 영리한 움직임으로 마크맨인 조엘 마티프를 따돌리고 오른발 컷백을 시도, 선제골을 유도했다. 황희찬의 발을 떠난 공은 마티프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향했다.
이날 황희찬은 리그 6경기 연속 선발출전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몸도 가벼웠다. 지난달 8일 리버풀과 FA컵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이날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뒷공간을 호시탐탐 노렸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공을 커트하기도 했다. 부상은 꼭 폼이 좋을 때 찾아왔다.
팬들은 그런 황희찬의 노력을 알아봐주고, 공로를 인정해줬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황희찬에게 박수와 "희찬!"이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을 따뜻하게 꼭 안아줬다.
울버햄턴 관계자는 하프타임에 "황희찬이 아마도 햄스트링을 다친 것 같다"고 말했다. 울버햄턴=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