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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하는 걸 하자' 전희철 감독의 전술이 맞았다. SK, 캐롯 꺾고 2연패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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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리가 잘 하는 걸 하자!"

난적을 꺾기 위한 전희철 서울 SK 감독의 작전은 단순명료했다. "상대의 스타일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가 잘 하는 걸 하자". 바로 직전 경기였던 창원 LG전에 무려 17점차 역전패를 당하고 2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리그 최강의 3점슛 군단'이자 이번 시즌 2승2패로 호각지세인 고양 캐롯을 쓰러트리기 위해 내놓은 전 감독의 방법.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는 '승부의 핵심'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리고 SK 선수들은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수행해냈다.

SK가 특유의 스피드와 강력한 인사이드 장악력을 앞세워 캐롯을 꺾었다. 캐롯 선수들은 열심히 3점포를 날렸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숨 가쁘게 치고 달리며 골밑을 파고드는 SK의 2점 공세가 더 날카로웠다. SK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홈경기에서 캐롯을 상대로 96대8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21승(16패)째를 거뒀다. 이날 원주 DB를 물리친 울산 현대모비스와는 여전히 2경기 차. 캐롯은 5위(20승19패)를 유지했다.

경기 전 전 감독은 까다로운 상대인 캐롯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SK 스타일'을 되찾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들어 우리의 강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속공도 안 나오고, 어시스트도 최하위권이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해달라고 했다"면서 "캐롯이 3점슛을 몇 개 던지든 상관없다. 성공률만 30%대 초반으로 끌어내리고 우리가 잘 하는 걸 하면 된다"며 게임 플랜을 밝혔다.

1쿼터에는 이게 잘 통하지 않았다. 캐롯이 퍼붓는 엄청난 3점슛 공세에 말렸다. 캐롯은 1쿼터에 조한진과 디드릭 로슨, 전성현, 안정욱이 무려 6개의 3점슛을 꽂았다. 11개를 시도해 성공률도 55%에 달했다. SK는 비록 상대의 3점슛 성공률을 낮추진 못했지만, 그래도 잘하는 인사이드 공격과 리바운드에 집중했다. 그래서 점수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캐롯이 24-23으로 앞섰다.

전 감독의 주문이 본격적으로 통한 건 2쿼터부터였다. SK가 본격적으로 강력한 인사이드 장악력을 기반으로 한 '이타적인 플레이'로 자신들의 강점을 발휘했다. 리바운드는 12개, 어시스트는 10개로 캐롯(5개-1개)을 압도했다. 빠른 공격 템포에 캐롯의 2쿼터 3점슛 성공률도 11%(9개 시도 1개 성공)로 뚝 떨어졌다. SK가 2쿼터에만 17점(33-16) 앞서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때부터 SK는 본연의 리듬을 이어나갔다. 비록 3쿼터에 캐롯의 3점포가 다시 6개나 터졌지만, SK도 묵묵히 자신들의 스타일을 유지하며 크게 뒤지지 않은 채 리드를 유지했다. 결국 4쿼터에도 큰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캐롯은 부지런히 3점슛을 난사했으나 한번 무너진 리듬은 살아나지 않았다. 전 감독의 전략이 이겼다.

한편, 전주 KCC는 모처럼 5연패를 탈출했다. 이날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32득점-13리바운드로 전성기 때의 폭발력을 보여준 라건아의 맹활약을 앞세워 극심한 슛 난조에 허덕인 LG를 87대64로 물리치고 6위로 올라섰다. 3위 현대모비스는 홈에서 DB를 80대71로 꺾었다. KCC에 패한 2위 LG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잠실학생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